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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Acad Nurs :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Nur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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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Paper
두경부암 환자의 질병 경험: 해석현상학적 분석연구
류민1orcid, 권수혜2orcid
Illness experience of head and neck cancer patients: an interpretative phenomenological analysis
Min Ryu1orcid, Suhye Kwon2orcid

DOI: https://doi.org/10.4040/jkan.26027
Published online: August 18, 2026

1동의과학대학교 간호학과

2고신대학교 간호대학

1Department of Nursing, Dong-eui Institute of Technology, Busan, South Korea

2College of Nursing, Kosin University, Busan, South Korea

Corresponding author: Suhye Kwon College of Nursing, Kosin University, 262 Gamcheon-ro, Seo-gu, Busan 49267, South Korea E-mail: 113009@kosin.ac.kr
†This manuscript is a revision of the first author’s doctoral dissertation from Kosin University in 2022.
• Received: February 28, 2026   • Revised: April 22, 2026   • Accepted: June 26, 2026

© 2026 Korean Society of Nursing Science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Derivs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d/4.0) If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nd retained without any modification or reproduction, it can be used and re-distributed in any format and med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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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urpose
    Head and neck cancer is frequently diagnosed at an advanced stage and is associated with substantial mortality. Patients also experience major physical limitations and psychosocial distress. This study explored the subjective meaning of illness experiences among patients with head and neck cancer using interpretative phenomenological analysis (IPA).
  • Methods
    This qualitative study used IPA to examine the experiences of eight adults with stage II–IV head and neck cancer recruited from two university hospitals. All participants had undergone surgery followed by radiotherapy or chemoradiotherapy at least 6 months before data collection.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epth interviews conducted from February to June 2022 and were analyzed using the cyclical IPA procedure.
  • Results
    Four superordinate themes were identified: (1) being overwhelmed by lamentation and fear when confronting a late-diagnosed illness; (2) confronting human limitations during treatment undertaken for survival; (3) losing daily life and selfhood while living in a body that had not recovered; and (4) reconstructing life beyond the fear of recurrence. Participants experienced diagnosis and treatment as traumatic and described persistent functional impairments and painful sequelae.
  • Conclusion
    These findings provide an in-depth understanding of the illness experiences of patients with head and neck cancer and offer evidence to inform nursing interventions that support adaptation and quality of life.
전 세계적으로 두경부암은 악성종양 중 7번째로 흔하며, 매년 40만 건 이상의 사망을 초래하는 주요 암종이다[1].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까지 보고된 최근 5년간 자료에 의하면 두경부암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전년 대비 약 4.8% 증가하였고, 전체 유병자의 80% 이상이 50세 이상 고령층에 집중되어 젊은 연령층에 비해 질병 부담이 현저히 높다. 또한 두경부암은 남성이 여성보다 2.8배 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 두경부암의 원인으로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 감염이 증가하는 추세이나 여전히 흡연과 음주가 주요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3,4]. 특히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흡연율과 월간 폭음률은 각각 32.4%와 47.9%에 달하며, 여성의 흡연과 음주율 또한 증가하고 있어[5], 향후 두경부암 발생률의 지속적 증가가 우려된다. 두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비특이적이고 자각 증상이 경미하여 단순한 구강질환으로 오인되기 쉬워 조기 발견이 어렵다[6]. 이로 인해 상당수 환자들은 이미 진행된 병기에서 진단되며 수술과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을 포함한 고강도 다학제 치료를 받게 된다[7]. 특히 두경부암 수술은 얼굴의 외형 변화, 발음 및 연하 장애 등 감추기 어려운 기능적 손상을 동반하기 쉬워 대인관계 회피와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며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킨다[8,9]. 실제로 두경부암 환자들은 다른 암 환자에 비해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수준이 높게 보고되었으며[10], 최근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도 우울 19.5%, 불안 17.8%, 외상 후 스트레스 17.7%, 불면증 43.8%로 높은 정신건강 문제 유병률이 확인되었다[11]. 또한 자살률은 일반 인구 대비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고[12], 다른 암 환자와 비교하였을 때도 유의하게 높은 수준임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13].
진행성 두경부암의 경우 표적치료제 및 면역치료제 도입으로 치료 성적은 다소 향상되었으나 치료 독성과 부작용 또한 증가하였다[14]. 화학방사선치료 이후에도 연하곤란, 구강건조, 미각 변화, 구강통증과 같은 영양 영향 증상(nutrition impact symptoms [NIS])은 지속되며, 두경부암 생존자의 90% 이상이 한 가지 이상의 NIS를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5]. 이러한 증상은 치료기간뿐 아니라 장기 생존기까지 이어져 재활을 지연시키고 피로와 기능 저하를 가중시킨다[16]. 더 나아가 두경부암 생존자의 약 35%–44%는 진단 이전의 직장으로 복귀하지 못하거나 실직을 경험하며, 이는 삶의 질 저하와 함께 심각한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진다[17,18]. 이처럼 두경부암 환자들은 치료과정과 이후의 삶 전반에서 신체적ㆍ심리적ㆍ사회적 위협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다[19]. 지금까지 국내 두경부암 환자 연구는 주로 양적 접근을 통해 수술 후 삶의 질 영향요인[20], 우울과 불안 수준[21], 가족지지가 기능 상태와 우울에 미치는 영향[22] 등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두었으며, 대부분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의 연구에 머물러 있다. 국내 질적 연구는 두경부암 환자 가족의 돌봄 경험을 다룬 연구[23] 1편에 불과하다. 국외에서는 두경부암 환자의 방사선치료 경험[24], 여성 두경부암 환자의 경험[25], 두경부암 생존자의 외상 후 성장[26], 구인두암 환자의 심리사회적 경험[27] 등 질적 연구가 다수 수행되었으나 수술과 동시적 화학방사선치료를 경험한 두경부암 환자의 포괄적 질병 경험을 심층적으로 조명한 연구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또한 국외에서는 HPV와 두경부암의 연관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 이에 따른 낙인이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보고된 반면[27], 국내에서는 질병 인식 자체가 낮아 환자들의 심리적 경험 맥락이 상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23]. 두경부암은 흡연, 음주, 성생활 등 사회문화적 맥락과 밀접하게 연관된 질환으로 각 사회의 문화적 특수성 속에서 환자의 질병 경험이 다르게 구성될 수 있다[28]. 따라서 한국 사회의 맥락 속에서 두경부암 환자들이 경험하는 질병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개인이 경험한 삶의 중대한 사건을 실존적 의미로 탐구하는 데 적합한 해석 현상학적 분석(interpretative phenomenological analysis [IPA])을 적용하였다[29]. IPA는 해석학적 순환과 이중 해석(double hermeneutics)을 통해 참여자의 경험과 그 의미 구성과정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질적 방법으로 개별 사례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중시하는 개별기술(idiographic) 원칙을 바탕으로 한다. 이러한 철학적ㆍ방법론적 특성은 치료과정과 이후의 삶에서 복합적 신체ㆍ심리ㆍ사회적 변화를 경험하는 두경부암 환자의 질병 경험을 규명하는 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IPA를 통해 수술과 화학방사선치료를 경험한 두경부암 환자들이 자신의 질병 경험을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하며, 그 과정에 어떠한 주관적 의미를 부여하는지를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연구질문은 “두경부암 환자들은 치료과정과 그 이후의 삶의 맥락 속에서 자신의 질병 경험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험은 그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이다.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두경부암 환자가 경험하는 질병의 주관적 의미를 파악하고, 그들의 삶의 맥락 속에서 개별적 경험의 의미를 해석학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IPA 방법을 적용한 질적 연구이다[29].
2. 연구참여자 선정
본 연구의 참여자는 부산광역시 소재 부산대학교병원과 고신대학교복음병원 2개의 대학병원 이비인후과 외래에서 소개받은 두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선정기준은 만 19세 이상 성인 중 (1) 두경부암 2기 이상으로 진단받고, (2) 외과적 수술과 방사선치료 또는 동시적 화학방사선치료를 병행하였으며, (3) 치료 종료 후 회복기간을 고려하여 최소 6개월이 경과한 자로 한정하였다. 대상 질환은 입술암ㆍ구강암ㆍ설암ㆍ구인두암ㆍ침샘암을 포함하였으며, 임상적 특성이 상이한 갑상선암은 제외하였다. 또한 치료 합병증으로 인한 발음 문제가 있더라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재발소견이 없는 자를 선정하였다. 연구자는 참여자에게 연구목적과 자발적 중단 권리 등을 설명한 후 서면동의를 구하였다.
초기 모집된 인원은 총 9명이었으나 분석과정에서 30대 참여자 1명은 40–60대의 타 참여자들과 비교하여 생애주기적 역할 및 질병을 해석하는 맥락에서 확연한 이질성을 보였다. 개별 사례의 심층적 이해와 더불어 사례 간 의미의 수렴(convergence)을 통해 공통된 경험의 구조를 탐색하는 IPA의 방법론적 특성상 본 연구에서는 사례 간 비교 가능성과 해석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보았다. 이에 해당 사례가 연구목적에 부합하는 동질적 경험 세계의 탐색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질적 연구방법론에 숙련된 간호학 교수 3인과 분석회의를 거쳐 해당 사례를 최종 분석에서 제외하고, 최종 8명을 선정하였다(Table 1). 이러한 선별과정을 통해 사례 간 비교 가능성을 극대화하였으며, 결과적으로 참여자 간 동질적인 경험 맥락 안에서 질병 경험의 본질을 더욱 엄밀하게 도출할 수 있었다.
3. 자료수집
자료수집은 2022년 2월부터 6월까지 진행되었으며, 모든 개별 심층면담은 암 병동 임상 경험이 있는 여성 연구자인 제1저자(당시 간호대학 겸임교수 및 박사과정)가 직접 수행하였다. 면담 시 참여자의 신체적 상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였는데, 특히 면담 시작 후 약 20분이 경과하면 혀의 통증, 구강건조 등으로 발음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어 수시로 면담을 중단하고 수분을 섭취하도록 유도하거나 휴식시간을 제공함으로써 불편감을 조절하였다. 면담장소와 시간은 참여자의 외래 진료일정을 고려하여 정하였으며, 그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병원 혹은 집 근처 조용한 카페에서 면담을 진행하였다. 본 연구는 대면 면담(9회, 회당 90–150분)을 원칙으로 하되 참여자의 신체적 피로도를 고려하여 전화(11회, 회당 40–60분) 및 social networking service (SNS)를 이용한 문자 면담(2회)을 병행하여 포화에 이르는 시점까지 자료를 수집하였다. 면담은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활용하여 진행되었으며, “두경부암을 진단받게 된 과정과 그 경험을 자유롭게 말씀해 주시겠습니까?”라는 개방형 질문으로 시작하였다. 이후 참여자의 진술을 심화하기 위하여 “그 경험은 삶에 어떤 의미로 다가왔습니까?”, “신체적 이상을 느끼고 확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어떠했습니까?” 등의 추가 질문을 활용하였다. 특히 Smith와 Osborn [30]이 제시한 논리적 순서 찾기와 이슈 좁히기(funneling) 기법을 적용하여 치료 전ㆍ중ㆍ후의 실존적 경험이 시간적 흐름에 따라 구체화되도록 하였다. 자료의 정확성을 위해 구강건조와 수술 후 발음이 부정확해진 참여자의 진술을 5회 이상 반복 청취하며, 정교하게 필사하였다. 이 과정에서 일반적인 질적 연구보다 2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구어체 이면에 담긴 참여자의 실존적 의미를 충실히 포착하려고 노력하였다. 특히 녹음상태가 불분명하거나 의미가 모호하여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은 참여자에게 내용을 보여주고 재확인 받는 과정을 거쳤으며 면담 중 관찰된 참여자의 태도와 특이사항, 연구자의 성찰을 담은 연구노트를 병행 작성함으로써 자료의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본 연구는 고신대학교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KU IRB 2021-0081)을 받은 후 진행되었다. 면담 전 참여자에게 연구목적과 자발적 철회 권리를 설명하고, 익명성과 비밀유지를 보장하며 서면동의를 얻었다. 모든 자료는 잠금장치가 있는 보관 장소와 암호화된 컴퓨터에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으며, 논문 출판 절차가 완료된 후 영구 삭제할 예정이다.
4. 자료분석
본 연구는 Smith 등[29]이 제시한 IPA 6단계 절차에 따라 분석하였다. 수집과 분석이 순환적으로 이루어지는 나선형 분석과정을 통해, 참여자가 부여한 의미를 연구자가 다시 해석하는 이중 해석과정을 거쳤다. 첫 번째 단계에서 연구자는 필사본을 반복적으로 읽으며 개별 참여자의 질병 경험에 대한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하고, 음성 녹음을 다시 청취하며 면담 당시의 인상과 주요 표현을 기록하였다. 이 과정에서 경험의 의미를 치료 전ㆍ중ㆍ후의 시간적 흐름과 상황적 맥락 속에서 통합적으로 이해하고자 하였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문장과 문단 단위로 내포된 의미를 탐색하며 탐색적 논평을 기록하였다. 일례로, 참여자 1의 “내가 그 임플란트 했을 적에 혀에 뽀루지처럼 요만한 콩알만한 조그만하게 나더라고, 이게 뭐지...그래도 안 아팠으니까.”라는 진술에 밑줄을 긋고, 설암 여부와 큰 병으로 인식하지 않은 내적 사고에 대해 성찰적 질문을 기록하였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참여자의 진술에 연구자의 해석을 반영하여 의미를 함축하였으며, 앞선 사례를 ‘콩알만한 크기만큼 작게 느껴진 병을 간과함’이라는 주제로 생성하였다. 네 번째 단계에서는 생성된 주제 간의 패턴과 관련성을 탐색하고, 도표화와 반복 분석을 통해 주제를 수정ㆍ보완하였다. 이 과정에서 추상화, 양극화, 맥락화, 통합화 전략을 활용하였으며, 예컨대 ‘수술 처치에 대한 충격’과 ‘방사선 마스크 착용 시 공포’를 통합하여 ‘괴로움을 소리 내지 못하는 공포’라는 상위주제를 도출하였다. 다섯 번째 단계에서는 개별기술 원칙에 따라 앞선 사례의 관념을 의도적으로 배제하였다. 또한 각 참여자의 고유한 경험을 독립적으로 분석하고, 모든 참여자에게 동일한 분석절차를 적용하여 개별 주제를 생성하였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8명의 사례를 비교ㆍ통합하여 반복되는 패턴을 분석하고 주제를 재구성하였다. 최종 주제 선정 시에는 Smith 등[29]의 기준에 따라 전체 사례의 50% 이상에서 공통적으로 도출된 주제를 중심으로 13개의 하위주제와 4개의 상위주제를 확정하였다(Table 2).
5. 연구의 질 확보
본 연구는 Smith 등[29]이 제시한 Yardley [31]의 질적 연구 평가기준인 맥락에 대한 민감성(sensitivity to context), 몰입성(commitment)과 엄격성(rigor), 투명성(transparency)과 일관성(coherence), 영향력(impact)과 중요성(importance)을 적용하여 연구의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첫째, 맥락에 대한 민감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자는 두경부암 환자의 질병 경험의 개인적ㆍ관계적ㆍ사회문화적 배경을 심층적으로 고려하였다. 먼저, 문헌고찰을 통해 외모 변화와 발음 장애 등 신체적 손상이 참여자의 자아상과 일상에 미치는 문헌적 맥락을 파악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면담 시 참여자의 언어적ㆍ비언어적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그 이면에 숨겨진 개인적ㆍ관계적 맥락을 포착하고자 노력하였으며, 질병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환자의 경험 형성에 미치는 사회문화적 맥락을 해석에 반영하였다. 둘째, 몰입성과 엄격성을 위해 두경부암 진단 후 수술 및 화학방사선치료를 경험이 있는 성인 대상자를 목적적 표본추출로 선정하였고, 면담 전 라포를 형성하여 경청과 심층면담을 통해 참여자의 진술에 몰입하였다. 자료수집 및 분석과정에서 도출되는 주제에 따라 인터뷰 질문을 수정ㆍ보완하여 인터뷰의 질을 확보하였으며, 연구자의 선이해와 임상 경험이 해석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배제하기보다는 반성적 성찰(reflexivity)의 대상으로 삼아 분석 전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검토하였다. 셋째, 투명성과 일관성을 위해 연구설계부터 분석결과 도출까지의 전 과정을 상세히 기술하고, IPA의 목적과 절차를 숙지하여 엄격히 준수하려고 노력하였다. 또한 참여자의 직접 인용과 연구자의 해석을 균형 있게 제시하여 결과의 일관성을 유지하고자 하였으며, 이를 검증하고자 질적 연구방법론에 숙련된 간호학 교수 3인으로부터 분석 단계별 자문과 연구모임을 통한 피드백을 분석결과에 반영하였다. 자료분석 과정에서는 분석결과를 참여자들과 공유하고 참여자들의 피드백을 연구결과에 반영함으로써 참여자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자 노력하였다. 넷째, 영향력과 중요성 측면에서 본 연구는 두경부암 환자의 질병 경험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였으며, 도출된 실존적 경험의 본질은 향후 치료단계별 교육 및 간호중재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로서 실무적 기여도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연구의 질 확보를 위해 Consolidated Criteria for Reporting Qualitative Research (COREQ)의 32개 항목 체크리스트를 활용하였다[32].
IPA 절차에 따른 자료분석 결과, 두경부암 환자의 질병 경험은 4개의 상위주제와 13개의 하위주제로 도출되었다. 상위주제는 ‘늦게 알아버린 병을 마주하며 한탄과 두려움에 휘말림,’ ‘생존을 위한 치료 앞에 인간적 한계와 맞닥뜨린 순간들,’ ‘회복되지 않는 몸에 갇혀 일상과 자아를 잃어감,’ ‘재발의 두려움을 넘어 재구성하는 삶’으로 나타났다.
1. 상위주제 1: 늦게 알아버린 병을 마주하며 한탄과 두려움에 휘말림
참여자들에게 두경부암은 일상의 사소하고 평범한 증상으로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이를 단순 피로로 여겨 간과하였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음을 느낄 때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의료진마다 상이한 소견으로 혼란을 겪으며 허비된 수개월의 시간은 치료시기를 놓쳤다는 깊은 상실감과 되돌릴 수 없는 과거에 대한 회한을 남겼다. 특히 생소한 병명은 참여자들에게 예기치 못한 큰 충격과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이처럼 질병에 대한 무지와 의료적 지연, 생소한 병명이 겹쳐진 확진의 문턱은 참여자들에게 단순한 병의 진단을 넘어 적기를 놓쳤다는 자책으로 이어졌다. 참여자들은 지연된 시간과 과거의 선택을 끊임없이 되뇌며, 스스로 초래한 결과라는 한탄과 예측 불가능한 병 앞의 두려움이 뒤섞인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깊이 휘말려 있었다.

1) 무지함으로 병을 방치한 뒤늦은 후회의 아픔

참여자 1, 2, 3, 6, 7, 8은 두경부암의 초기 증상을 일상적 피로로 인식하였고, 생활에 큰 지장이 없자 단순 질환으로 치부하며 방치했다. 이후 확진과정에서 초기 신호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무지함을 자책하며 깊은 후회를 드러냈다. 이는 단순한 진단 지연이 아니라 몸의 신호를 해석하지 못한 존재로 자신을 재인식하는 과정이었다. 즉 초기 증상은 사소한 불편으로 의미화되었으나 확진 이후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의 분기점으로 재구성되었다.
  • “(턱밑이 당겨서) 입이 안 벌어졌어요. 간단한 병인 줄 알고 내과에 갔는데, 그냥 염증이 있다 해가지고 한 일주일 약을 먹으니까 안 아파요. 잘 벌어져요. 그냥 진통제 먹으면 낫는 병인 줄 알았죠. 이렇게 후유증이 크고 무서운 줄 알았으면 더 빨리 와서 치료를 했을 텐데... 후회가 많이 남아요.” (참여자 3)

  • “처음에는 혓바늘 같은 걸로 시작해서 항상 편도선이 약하다고 착각하고 피로해서 그런 줄 알았어요. 몇 개월 동안 혀가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그게 목하고 연관 있는지 몰랐어요. 제가 너무 무지해서 암까지 가지 않았을까 싶고... 그때 큰 병원에 가볼 지혜가 있었으면 ‘이거 문제가 있네, 큰 병원 가봐야겠네’ 했을 텐데...” (참여자 7)

2) 지연된 진단에 대한 원망과 상실감

참여자 3, 4, 5, 7에게 확진에 이르는 과정은 길고 험난했다. 지속되는 통증과 출혈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의 안일한 소견과 증상의 반복적 호전ㆍ악화는 혼란을 가중시켰다. 특히 의료기관을 반복 방문하면서도 질병을 발견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려보내야 했던 상황과 환자의 호소에 무심했던 의료진의 태도는 깊은 원망의 근원이 되었다. 결국 수개월 이후 암이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마주했을 때 참여자들은 단순히 병이 깊어진 문제를 넘어 조기에 손쓸 수 있었던 시기를 놓쳤다는 회한과 되돌릴 수 없는 시간에 대한 깊은 상실감을 남겼다.
  • “(턱밑) 여기 혹 같은 게 자꾸 부어오르는 기라. 이비인후과 갔는데, ‘일단 안 좋으신데 항생제를 처방해 드릴게요.’ 해서 ‘아 (강조), 병원 말이 맞구나.’ 생각했는데, 한 2주 지나니까 또 슬 올라오는 기라. 사그라들다가 또 커지다가 나중에는 이게 약을 먹어도 안 되고 터져버리는 거야. 피가 뿜어져 나오는 거야. 원래 갔던 이비인후과 아니고 다른 이비인후과에 갔는데, 그 기간이 한 4주 걸려 버렸어. 그래서 대학병원에 올 때까지 한 4개월 넘게 걸려버렸지. 이비인후과를 돌아다녔는데 차라리 그때 소견서를 적어서 보냈으면 이 상황까지 안 됐다고 나는 보거든요.” (참여자 5)

  • “1–2주면 낫겠지 했는데, 안 나아서 병원에 가니 혓바늘이라며 가글약만 줬어요. 6개월 넘게 아프다고 했는데, 건강검진에서도 이상 없다고만 하고... 그때 한 사람이라도 큰 병원 가보라 했으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결국 7월부터 아팠는데 대학병원에는 다음해 2월에야 오게 됐어요.” (참여자 7)

  •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달라서 교수님한테 몇 번이나 정말 암이 아닌 게 맞느냐고 물어봤어요. 환자가 오죽했으면 그렇게까지 물어봤겠어요. 그런데 결국 4기라고 하니... (교수님께) ‘늦게 발견한 게 너무 원망스럽네요.’라고 말했어요.” (참여자 4)

3) 낯선 암 앞에서 경험하는 불확실성과 불안

참여자 1, 2, 3, 4, 6, 7, 8에게 ‘두경부암’은 일상에서 접해본 적 없는 낯선 병명이었다. 이들은 확진 전까지 자신의 증상을 가벼운 질환으로 치부하며, 암의 가능성을 배제하였기에 생경한 병명을 마주한 순간의 충격은 배가되었다. 특히 확진 이후 정보를 찾아보아도 대중적인 암종과 달리 관련 자료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은 참여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충분한 정보나 주변의 사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은 참여자들로 하여금 마치 혼자서만 특이한 병을 앓고 있는 듯한 고립감을 느끼게 했으며, 질병의 예후나 치료과정을 가늠할 수 없다는 불확실성은 두려움을 더욱 증폭시켰다.
  • “저는 두경부암이 뭔지도 몰랐어요. 결과가 암이라고 하니 청천벽력 같았죠. 이게 암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그냥 뭔가 무릎 같은 거 시술로 할 수 있는 그런 일반적인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암이라고 하시니까… (중략) ‘두경부암 그게 뭔데’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 그 당시에 희귀병이라고 생각했어요. 과연 내가 다 이겨낼 수 있을까... 정말 알려지지 않아서 드러나지 않아서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정보가 없는 그런 병인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많이 불안해요 (강조).” (참여자 6)

  • “두경부암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도 없어요. 후두암 정도는 알았어도 내가 이렇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살이 안 빠지는 거 보니까 암은 아닐 거라 믿고 병원에 갔어요. 구인두암이라고 하는데 생전 처음 들어보고 뭔지도 모르니까 더 불안했지요.” (참여자 2)

2. 상위주제 2: 생존을 위한 치료 앞에 인간적 한계와 맞닥뜨린 순간들
참여자들은 수술만 견디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로 치료에 임했으나 수술 직후 직면한 신체적 기능 상실과 의사소통 불능은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통제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상상을 초월하는 시련이었다. 특히 생존을 위해 선택한 방사선치료는 회를 거듭할수록 입안이 헐고 미각이 마비되어 물조차 삼키기 힘든 고통을 안겨주었으며, 이는 인간다운 삶의 최소한의 기본권마저 위협받는 극심한 고통으로 참여자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다. 결국 뼈만 남은 채 피폐해진 참여자들이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느낄 만큼 두경부암 치료과정은 자신의 의지가 무력화된 채 오직 생존만을 위해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참혹함 그 자체였다.

1) 재갈을 문 듯 소리를 낼 수 없는 공포

참여자 2, 5, 6, 7, 8은 림프절 전이에 따른 광범위 절제술과 방사선치료를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으로 받아들였지만 현실은 상상 이상의 충격과 통증이었다. 수술 후 얼굴과 목이 고정된 채 의사표현이 불가능한 상황을 감내해야 했던 시간은 단순히 신체적 제약을 넘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수 없는 강압적인 침묵을 강요받는 공포였다. 특히 방사선치료실에서 개구기와 마스크로 고정된 채 숨 막히는 괴로움조차 표현할 수 없었던 경험은 참여자들을 극한의 고립으로 몰아넣었다. 더 나아가 기침과 침 삼키기 같은 기본적인 신체반응조차 치료를 위해 억눌러야 했던 상황은 참여자가 스스로를 능동적인 주체가 아닌 기계적 일정에 맞춰진 무력한 존재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이는 소리를 낼 수 없고 몸을 통제할 수 없는 존재로 전환되는 실존적 경험으로 해석되며, ‘치료받는 환자’라기보다 생존을 위해 자기 통제권을 내려놓아야 했던 처절한 시기를 나타낸다.
  • “이제 수술을 하면 당연히 아픈 건데 굉장히 아팠어요. 그리고 혀가 우리 혀의 한 10배 이상 부어요. 그래서 혀가 내 마음대로 안 움직이거든요. 의사표현이 안 됐죠. 거기다 수술하고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포비돈에 가득 적신 긴 거즈를 포개서 입안 가득 채워서 넣어 입에 물고 있는데, 수술한 날 너무 거북하고 토 나올 것 같은 거예요. 꼼짝도 못 하고 여기가 완전히 (옆으로) 목이 이렇게 꺾인 채로 묶어 놓으니까 (약) 이게 고스란히 자꾸 넘어가는 거예요. 그냥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진짜 너무 큰 충격이고 진짜 멘붕이고 나중에 교수님을 원망할 정도로 한번 말씀을 해 주시지, 그럼 제가 마음이라도 다잡고 그걸 받아들였을 텐데... (중략) 거즈를 문 채로 가래가 자꾸 끼고 숨이 막히는 것 같아도 바로바로 표현도 안 되고 해소가 안 되니까 (똑바로) 못 눕겠는 거예요. 그래서 잠을 거의 못 잤어요.” (참여자 6)

  • “아이고 방사선 통 안에 들어가서 가면 쓰고 누우면 얼마나 고통스럽다고... 예를 들어서 수건에 물을 묻혀서 얼굴 덮어쓰는 고문처럼 숨을 못 쉬는 거랑 똑같다니까. 마스크로 꽉 막아 버리니까 말도 못 하고 개구기까지 끼니까 끝날 때까지 받는 사람들이 시체라고 보면 됩니다. 씌우고 나서 괜찮습니까? 안 물어봐요. 손 들고 싶어도 참고 넘기는데 괜찮은 게 아니에요. 말 못하고 참는 거 그거에 대한 공포가 너무 심해요.” (참여자 8)

2) 끔찍한 방사선 화상의 고통과 피부의 상흔

참여자 1, 2, 3, 5, 6, 7, 8은 방사선치료 초기에는 비교적 무난하게 임했으나 회차가 늘어날수록 수술 후의 통증을 넘어서는 극심한 화상 부작용에 직면했다. 특히 치료가 진행됨에 따라 진물이 흐르는 상처 위로 다시 치료 마스크를 고정해야 하는 상황은 피할 수 없는 고문 같은 고통이었다. 이러한 과정은 재발에 대한 불안보다 치료 자체에 대한 공포가 더 크게 각인될 만큼 가혹했으며, 치료 종료 후에 당시의 상황을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몸을 떨 정도로 깊은 상흔을 남겼다. 결국 거듭된 방사선 화상의 경험은 단순한 치료 부작용을 넘어 참여자들의 내면에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두려움으로 남았다.
  • “처음에는 잘 했어요. 방사선 몇 번 하고 난 뒤에는 잇몸 여기가 다 파이고 의사 샘한테 가서 ‘내가 너무 아파 갖고 방사선을 못 맞겠습니다.’ 하니까 입 벌려 보라고 하더라고요. 입 벌리니까 진짜 헐어가지고 막 막 구멍이... 진짜 볼이 구멍 날 정도였거든요. 엄청 아팠어요(강조). 말도 못 해요. 진짜 볼이 아팠어요(인상 찡그림). 아파가 사람이 죽겠는 거라 돌겠고 마마 미치겠는 기라. (중략) 원래 방사선을 30번 받아야 하는데 28번 받고 안 갔어요. 너무 힘들고 무서워서...” (참여자 1)

  • “방사선 한 15일, 20일 넘어가면서부터는 정말 소름 돋을 만큼 힘들었어요. 그때는 이미 얼굴도 완전 붓고 화상 입은 것처럼 막 진물 나고 이렇게 되거든요. 되게 쓰리고 아파요. 입을 벌리라고 하거든요. 근데 헐어 있으니까 아– 하는 게 정말 힘들거든요. 그날 하루 끝나면 완전히 녹초가 돼요. 얼굴이 부어서 진짜 막 마스크를 꾹 눌러서 그 고리를 채워야 되는데, 그 고리가 안 채워져서 얼굴하고 피부하고 머리카락 조절하고 진짜 겨우겨우 잠갔던 기억이 나요. (중략) 다 완료하고 나서 내가 정말 무서운 병에 걸렸구나. 그걸 다 끝내고 나니까 오히려 더 그런 마음이 들어서 무서웠어요. 다시는 이거는 정말 못할 것 같아서(강조), 또 생기면 이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방사선치료는 안 받을 거야. 이러면서 진짜 무서웠어요.” (참여자 7)

3) 삼킬 수 없는 통증과 미각상실로 피폐해진 몸

참여자 1, 2, 3, 4, 5, 6, 7에게 항암 및 방사선치료는 생존의 기본인 먹는 즐거움을 처절한 고통으로 바꿔 놓았다.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식사를 시도했으나 심한 구역질과 입안 통증 때문에 물조차 자유롭게 마실 수 없었으며, 이는 살기 위한 노력이 오히려 고통이 되는 경험이었다. 특히 얼굴 주위 방사선 조사로 인한 미각 상실은 음식 섭취를 더욱 거북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난관이 되어 참여자들을 더욱 무력하게 만들었다. 결국 참여자들은 먹지 못한 채 체력 고갈을 겪으며 뼈만 남은 듯한 피폐한 신체적 한계를 경험하였다. 이처럼 생존의 근간인 섭취활동이 극심한 괴로움으로 변질된 상황 속에서 참여자들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마저 위협받는 한계 상황을 마주해야 했다.
  • “인생을 살아오면서 그런 고통은 없었어요. 이거는 도저히 먹는 것 자체가 제대로 안 되잖아. 몸도 안 좋아지고 엉망진창이 되잖아. 전신이 다... 나중에는 휠체어를 타고 다녔어요. 거의 몸무게가 40 kg까지 빠졌나 거의 뼈만 남은 거야. 체력이 못 받아주니까 시간이 가면서 아프고 먹는 게 고통스럽잖아요. 엄청나게 힘든 거지. 살기 위해서 먹는 거지... 먹기는 먹었지만 먹는 게 아니죠. 이제 그 과정을 거치면서 그 뭐랄까 입 안은 완전히 남의 것 같지. 내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참여자 4)

  • “방사선 할 때는 한 열흘 넘어가면서부터는 입안 전체가 다 헐어버리는 게 계속돼서 못 먹죠. 물도 못 먹죠. 이게 먹는다는 개념이 좀 다른 게 이 입안에 있는 미각들이 다 죽어버려요. 그러니까 내가 물을 먹으면 물이 아니에요. 이거는 세상에 존재하는 맛이 아니에요. 그냥 무맛이면 차라리 괜찮죠. 입에 닿는 순간 뱉어 버려야 해요. 너무 이상한 맛이 나서...” (참여자 7)

3. 상위주제 3: 회복되지 않는 몸에 갇혀 일상과 자아를 잃어감
참여자들은 치료 종료 후 완전한 일상 회복을 기대했지만 여전히 회복되지 않는 기능 장애와 영구적인 후유증이라는 현실에 직면했다. 수술과 방사선의 여파로 어깨ㆍ목ㆍ턱관절의 만성적인 통증과 강직은 온종일 일상을 조여오는 압박감이 되어 먹는 것, 대화하는 것, 수면 등 생존을 위한 기본 활동마저 위협하였다. 또한 외모의 변화와 어눌해진 말투 그리고 가장으로서의 역할 상실은 비참함과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단순히 외형적 문제를 넘어 평생 지탱해온 정체성이 단절되고 사회적으로 위축되는 경험이었다. 이처럼 참여자들은 치료가 끝난 후에도 지속되는 신체적 제약 속에서 평범했던 과거의 일상과 자아를 상실해가는 고단한 투병의 연장선을 살아가고 있었다.

1) 온종일 두경부를 조여오는 괴로움의 족쇄

참여자 1, 2, 3, 4, 5, 6, 7, 8은 수술과 방사선치료 종료 후에도 지속되는 후유증과 통증에 시달렸다. 혀의 지속적인 따끔거림, 턱관절 강직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과 감각 저하 그리고 목 주변에 느껴지는 통증은 단순히 아픈 상태를 넘어 하루 종일 조여오는 듯한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이처럼 참여자들은 치료 이후에도 온종일 이어지는 통증의 족쇄에 갇힌 채 자신의 몸에 억눌려 지내야 하는 끝없는 투병의 연장선을 살아가고 있었다.
  • “후유증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해요. 여기서 (목) 이만큼 제가 수술하고 턱하고 신경이 잘려 나가서 수술한 반쪽은 감각이 없었어요. 지금도 (오른쪽) 어깨하고, 목 부위는 감각이 없어요. 그리고 근육통이 굉장히 심해요. 목에 청테이프 아시죠. 테이프를 목에다가 아주 타이트하게 100바퀴를 감아 놓은 정도로 이 근육통이 24시간 있는 거예요. 사실은 지금도 우리 혀 깨물었을 때 우리하잖아요. 그런 느낌은 계속 있어요.” (참여자 6)

  • “지금 나를 보면 (오른쪽 입) 이게 안 벌어져요 (마스크를 내리고 보여줌). 억지로 벌리면 진짜 아파서 엄두가 안 나요. (중략) 양쪽 다 수술해서 쨌거든요. 목이 항상 당겨요. 아직까지 항상 불편하고 아파요(강조). 피부 이식한 부위는 어떻게 아프냐면요. 움직이면 당겨지고 조금만 스치면 반 죽는 거예요. 너무 아파요. 간지러워서 긁어도 해결이 안 되고 자연적으로 손이 가면 긁게 되고 또 아파 죽는 거예요.” (참여자 5)

2) 영구히 일그러진 모습을 견뎌야 하는 비참한 존재

참여자 1, 2, 4, 5, 6, 7은 신체적 고통을 넘어 변화된 외모와 어눌해진 말투를 마주하며, 마치 세상에 홀로 있는 듯한 고립감을 느꼈다. 평범한 ‘바깥 세상’은 이제 자신과 더 이상 교차할 수 없는 낯선 세계가 되었고, 사회로부터 단절된 이방인처럼 인식하고 있었다. 스스로 수용하기 힘든 신체적 변형과 소통의 어려움을 겪으며 비참함과 공허함을 느낀 참여자들은 점차 타인과의 만남을 기피하게 되었으며, 이전과 달라진 모습으로 마주하는 일상은 그 자체로 견디기 힘든 고충이었다. 특히 가장으로서 경제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현실은 참여자들에게 깊은 자책과 위축을 안겨주었다. 단순히 무력해진 심리상태를 넘어 평생 지탱해온 존재 가치가 훼손됨에 따라 느끼는 가족을 향한 뼈아픈 부채감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참여자들은 일그러진 현재의 모습을 마주할 때마다 초라하고 암담한 마음에 사로잡혔으며, 이는 단순한 외모 불만이 아니라 이전의 자신과 더 이상 동일시할 수 없는 정체성의 단절 경험으로 나타났다.
  • “순식간에 너무 달라진 내 현실의 모습과 바깥세상은 또 다른 세상인 것 같고 좀 사람이 나약해지잖아요. ‘참 비참하다. 어쩌다 내가 이렇게 살고 있노...’ 이러면서 울고 그랬어요. (중략) 혀 짧은 소리 말이 어눌해서 못 알아듣더라고요. 사람들한테 무슨 얘기하거나 주문만 해도 (못 알아듣는 듯이) 네? 이렇게 하고... 발음이 제가 들어도 모르겠어서... 싫어서 너무 우울해요. 그리고 비뚤어진 내 모습이 싫었죠. 언젠간 돌아오겠지 하면서도 슬펐어요. 그래서 사람들도 만나기 싫었어요.” (참여자 7)

  • “제가요 (인두) 이거랑 편도까지 다 들어냈기 때문에 처음에는 억수로 힘들었어요. 입도 비뚤어지고 말이 어눌하니까 못 알아듣는 사람도 많았어요. 이런 현실이 참 안 믿어지고 우울하고... 사람은 거의 안 만났다고 봐야죠. (중략) 일하던 가장이 2년 가까이 놀고 있잖아요. 근데 책임을 져야 하는 가족이 있잖아요. 그걸 못하니까 참 우울하고 한심하고... 지금 제일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이제 금전적으로 힘들어요. 집을 팔아야 할 정도로 금전적으로 되게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우리 막둥이한테 제일 (울음)...” (참여자 5)

3) 먹고 자고 말하는 것조차 방해받는 현실

모든 참여자들은 자유롭게 먹고 대화하던 평범한 일상이 생존을 위한 고단한 투쟁으로 변모한 현실에 직면하였다. 극심한 구강건조는 음식섭취를 물리적으로 가로막을 뿐만 아니라 장시간의 대화와 수면까지 방해하며 기본적인 생존활동 전반을 위협하였다. 이에 더해 온도나 간에 예민해진 구강 통증으로 맵고 짜거나 뜨거운 음식을 섭취하기 어려워졌으며, 수술 부위의 가래로 인한 질식감은 참여자들을 상시적인 공포 속에 머물게 하였다. 이처럼 참여자들은 신체적 제약이 일상의 필연적인 행위들을 가로막는 현실 속에서 이전의 평범한 삶과 단절된 깊은 괴리감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는 일상 기능의 제한을 넘어 생존을 위해 수행되던 기본 행위들조차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인식되는 삶의 전환으로 보인다.
  • “침이 마르면 일단 먹는 게 다 제재가 돼요. 과자류는 다 먹기 힘들어요. 고구마, 바나나 이런 거 먹으려고 하면 퍽퍽해서 잘 못 먹죠. 미각도 회복이 덜 됐어요. 밥을 먹으면 아무 맛도 안 나고 음식 간이 맞는지도 모르겠어요. 신랑은 맛있다는데, 저는 완전 맹맛이라 먹기 싫을 때가 많아요.”(참여자 7)

  • “삼킬 때 딱 넘어가는 자리(수술한 부위)에서 자꾸 가래가 끼어서 뱉으려고 하면 안 올라오니까. 저녁에 잠잘 때 자꾸 숨이 막히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지. 그래서 계속 뱉으려고 해요. (중략) 내가 조금만 말을 해도 입에서 침이 안 나오니까 낮에는 항상 미지근한 물 챙겨 다니고, 잠잘 때는 물 마시려고 지금도 한 다섯 번은 깨요. 머리맡에 두고 마시는데, 꽉 말랐을 때 물이 갑자기 들어가니까 숨이 막힌 적도 많아요.” (참여자 8)

  • “너무 차가워도 아프고 뜨거우면 뜨거워서 못 먹고 가려 먹잖아요. 예전처럼 맘대로 씹을 수도 없어요. (중략) 구강암 그쪽(잇몸)이 약해져서 잘 안 채워지는 것 같아요. 구멍이 나서 안 막히니까 물먹고 나면 눈물이 주르륵 흐르고 코로 나오고 그래요. 그래서 늘 휴지를 들고 물 마셔요.” (참여자 4)

4. 상위주제 4: 재발의 두려움을 넘어 재구성하는 삶
참여자들은 후유증과 재발의 두려움 속에서도 주변의 위로와 공감을 동력 삼아 일상을 이어갔다. 특히 퇴원 후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참여자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신체 재활과 식단관리를 위한 대안을 스스로 찾아 실천하였다. 이러한 주체적인 노력의 과정에서 출혈이나 부종 등 신체적 징후가 나타날 때마다 엄습하는 죽음에 대한 공포는 여전히 존재했지만 참여자들은 구강청결과 규칙적인 생활에 집중하며 스스로 건강관리를 지속함으로써 능동적 통제상태로 전환해 나갔다. 극심한 치료 경험이 남긴 죽음에 대한 불안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 참여자들은 이전보다 더 부지런히 생활하며 삶의 동력을 찾으려 노력했다. 결국 평범했던 예전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평생 후유증을 감내하며 살아가기로 한 참여자들의 선택은 고통을 견디는 삶의 연장이자 일상을 재구성하는 과정이었다. 이는 완치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넘어 신체적 한계 속에서도 자기관리를 통해 삶의 의미를 능동적으로 재구성해 나가는 적응으로 보인다.

1) 고립을 넘어 관계 속에서 확인하는 삶의 의지

참여자 1, 2, 3, 4, 5, 6, 7은 극심한 고통과 불안 속에서도 가족과 주변의 위로와 공감을 삶을 지탱하는 큰 힘으로 삼았다. 같은 아픔을 겪는 환우들과의 교류는 홀로 감당해야 했던 고립감을 덜어주었고, 종교적 신념과 의료진의 따뜻한 격려는 투병의 막막함을 견디게 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이처럼 참여자들은 다양한 지지체계를 통해 고단한 생활 속에서도 삶을 향한 의지를 이어갔으며, 타인의 진심 어린 지지를 바탕으로 고립에서 벗어나 다시 일상을 살아갈 용기를 얻고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였다.
  • “한날은 김○○씨라고 같은 병실에 처음 왔는데, 수술하고 이만큼 쨌더라고요. 저래서 사람이 살겠나 했는데 내가 그렇게 째버렸어요. 나보다 한 달 빨리했어요. 그 분한테 자문을 얻지요. (지금 몸 상태가)어찌 합니까. 그러면 딱 맞아요. 증세가 딱 맞아요. 구강암으로 수술했던 친구나 그런 사람들이 없으면요 ‘내가 왜 치료한 지가 2년이 넘었는데 아플까? 병원에서 뭘 잘못한 거 아닌가?’ 그걸 원망도 할 수 있어요. 근데 그 분이랑 나랑 똑같은 병명이니까 물어보면 똑같아요. 위로가 많이 되지.” (참여자 3)

  • “교수님은 항상 저한테 희망을 주셨어요. 비관적인 말씀을 한 적이 없어요. 외래 올 때마다 불안했는데, 항상 긍정적으로 ‘결과 괜찮습니다. 힘내세요.’라고 공감해주시면 진짜 빈말이라도 큰 힘이 되거든요.” (참여자 2)

2) 정보의 부재 속에 홀로서기의 재활 여정

참여자 2, 3, 4, 5, 6, 7은 퇴원 후 마주한 다양한 후유증을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과정에서 한정된 진료시간 내에 다 해소되지 못한 재활정보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사적인 경로로 정보를 찾아 헤매야 했다. 참여자들은 의료진의 상세한 가이드를 원하면서도 짧은 외래 시간이라는 물리적 제약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결국 충분히 묻지 못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분투했다. 시간이 지나면 회복된다는 막연한 기대와 달리 수년간 이어지는 통증과 부종 속에서 참여자들은 체계적인 돌봄 가이드로부터 분리된 상황에서도 스스로 재활운동과 식단을 학습하며 적극적으로 분투하고 있었다. 불확실한 정보 속에서도 참여자들은 자신의 신체 변화에 맞춰 스스로 관리방향을 결정하며 주체적으로 재활의 무게를 짊어진 채 여정을 이어가고 있었다.
  • “인터넷으로 진짜 많이 알아보잖아요. 카페도 가입하고 참고는 돼요. 근데 구체적으로 후유증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한다. 그런 게 없더라구요. 미각 그것 때문에 막 알아보고 레몬 진짜 많이 먹었어요. (중략) 제가 어깨를 못 썼어요. 어깨 아픈 게 임파 절제한 거랑 연관이 있는 줄 몰랐던 거예요. 지식이 없으니까... 나중에 혼자서 인터넷 보니까 수술하고 관련이 있는가 보다 싶어서 교수님한테 물어봤더니 여기 근육을 잘라내서 어깨가 아플 수 있다고 재활을 지금이라도 하겠냐고 해요. 우리가 정확하게 알 방법은 의사선생님 밖에 없잖아요. 치료 후에 어떤 증상이 온다. 그럼 어떻게 관리해라. 안 물어봐도 미리 좀 알려 주고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다. 상세하게 설명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참여자 7)

  • “입이 안 벌어져서 교수님이 운동을 좀 해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는지 모르니까 참 힘들었어요. 여기저기 찾아보니까 유튜브에서 입 운동하는 기계가 있길래 미국 조카한테 부탁해서 직접 구입해서 (입 운동) 했더니 이 정도 돌아온 거예요. (중략) 혼자서 카페도 가입하고 인터넷 보면서 공부하다 보면 그게 맞는 정보인지는 교수님한테 물어봐야 하잖아요. 근데 외래 시간은 한정적이잖아요. 교수님 붙잡고 1시간 정도 내 몸 어디가 안 좋다 상세히 말하고 답변을 듣고 싶어요.” (참여자 5)

3) 재발의 불안을 능동적 통제로 전환하는 자기관리

참여자 1, 4, 5, 6, 7, 8은 치료 이후 입안의 작은 신체적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수시로 두경부의 상태를 살폈다. 이러한 불안은 잦은 병원 방문으로 이어졌고, 객관적 호전을 확인한 뒤에야 안도할 수 있었다. 재발을 막기 위해 과거의 유해한 습관을 즉각 중단하고 구강 청결, 규칙적 식사, 운동 등 강박에 가까운 건강관리에 몰두하였다. 이는 단순한 건강증진이 아니라 재발 불안을 통제 가능한 행동으로 전환하려는 심리적 방어이자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하여 자신의 일상을 스스로 장악해 나가는 능동적인 생존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참여자들은 이러한 엄격한 자기관리를 통해 삶의 주도권을 회복하며 재발에 대한 공포와 맞서고 있었다.
  • “두경부암 걸리기 전에는 줄담배 피우고, 술도 폭주했어요. 원인이 이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프고 나서는 일절 입에도 안대요. 지금은 계획적으로 물 마시는 시간, 약 먹는 시간, 밥 먹는 시간까지 스케줄을 딱 맞춰 지켜요. 어떤 때 보면 내가 기계 같아요. 완치도 있지만 재발할까 봐 강박적으로 하는 것도 있어요.” (참여자 5)

  • “얼마 전에 혀 안쪽에 뭐가 났더라고요. 어떻게 (놀람) 하면서 계속 살펴요. 사실은 작은 거에도 굉장히 예민해요. 구강 청결에도 엄청 신경 써요. 음식 먹고 나면 곧바로 세정제하고 물칫솔로 입안에 음식물 하나도 안 남게 깔끔하게 하고, 잇몸에 뭐가 껴서 좀 불편하면 바로 가서 완벽하게 입안 정리를 해야 되고 좀 곤두서 있어요. 이런 말 하면 안 되지만 다른 부위는 몰라도 다시는 구강 쪽으로는 안 왔으면 좋겠어요.” (참여자 6)

4) 삶의 한계를 수용하며 후유증과 동행하는 일상

참여자 1, 2, 3, 4, 6, 7, 8은 먹고 숨 쉬는 것조차 힘겨운 치료과정 속에서 생존의 위협과 죽음의 공포를 실감했다. 투병 후에도 지속되는 후유증에 갇힌 듯했으나 끊임없는 관리로 서서히 호전을 경험하며 불안에 잠식되지 않으려 애썼다. 평범한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닫고 남은 불편함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으며, 결국 치료의 트라우마와 죽음에 대한 불안, 그리고 남아 있는 후유증을 묵묵히 감내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는 완벽한 회복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자신에게 남겨진 생존의 시간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후유증과 동행하기로 한 참여자들의 의지를 나타낸다. 결국 참여자들은 언제 닥칠지 모를 삶의 마지막을 늘 준비하면서도 현재의 고통과 일상의 불편함을 숙명처럼 안고 견디며 자신의 삶을 묵묵히 이어 나가고 있었다.
  • “일단은 누구나 마지막은 있겠지만 내가 겪어 봤잖아요. 못 먹어도 보고 누워서 ‘컥’하고 죽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도 컸었고, 늘 불안하고 늘 (죽음에 대한) 준비를 생각하고 살아요. 일상에서 바쁘게 지내면 이것도 느낄 새 없이 지나가니까 일부러 더 바쁘게 움직이려고 해요. 통증이 완전히 좋아지지는 않는다는 말에 이제는 익숙해질 수밖에 없겠구나 싶어요. 완전히 나을 수 없어도 살아 있잖아요. 혹부리 영감이 혹 달고 살듯 같이 안고 가야 되는 통증, 불편함이죠.” (참여자 6)

  • “나는 구인두암으로 진짜 힘들었거든요. 콧줄로 영양 공급받으면서 먹지도 못하고 가래가 차서 숨도 못 쉬고 진짜 고생했어요. 다른 암 환자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걸 겪어봐서 그런가 항상 사후를 생각해요. 사실 언제 숨 못 쉬고 재발해서 죽을지 모르니까 항상 생각하고 생활하는 것 같아요. 입도 다 안 벌어지고 어깨는 항상 아파요. 그래도 처음보다는 나아졌고 다 낫지는 못할 것 같고... 평생 가지고 가야겠죠.” (참여자 5)

본 연구는 두경부암을 경험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단 시점부터 치료과정, 치료 이후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질병 경험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시행되었다. 그 결과, 연구 참여자들의 질병 경험은 ‘늦게 알아버린 병을 마주하며 한탄과 두려움에 휘말림,’ ‘생존을 위한 치료 앞에 인간적 한계와 맞닥뜨린 순간들,’ ‘회복되지 않는 몸에 갇혀 일상과 자아를 잃어감,’ ‘재발의 두려움을 넘어 재구성하는 삶’의 네 가지 상위주제로 도출되었다.
첫 번째 상위주제인 ‘늦게 알아버린 병을 마주하며 한탄과 두려움에 휘말림’은 두경부암 환자들이 초기 증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겪은 심리적 맥락을 보여준다.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이 초기 징후를 단순 피로나 염증으로 오인하여 방치하다 병기가 진행된 시점에 확진을 받으며, 강한 자책을 경험한 결과는 초기 증상을 인후염이나 스트레스 관리 소홀로 치부하며 암과의 관련성을 의심하지 않았다는 질적 연구와 유사하다[24]. 특히 본 연구에서는 개인의 인지적 지연을 넘어 의료진마다 상이한 소견으로 인한 혼란과 의료진의 소극적인 대응에 대한 주관적 인식이 진단 지연으로 이어지며 참여자들의 상실감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는 두경부암의 전체 진단 지연기간 중 환자 지연 평균 3.9개월보다 의료진 지연 평균 10.7개월이 압도적으로 길며, 환자의 절반 이상이 조기 진단의 기회를 놓쳤다고 인식하고 있었던 연구결과와 일치한다[33]. 이처럼 진단기간이 길어질수록 진행된 병기에서 고강도 치료가 불가피해지며, 이는 신체적 합병증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7]. 따라서 일차 의료기관에서 잠재적인 암 징후를 조기에 식별할 수 있도록 암 의사결정 지원도구 기반의 정보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가 간 정보 공유를 위한 통합적 정보망과 표준화된 조기 진단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34]. 또한 대중적인 암과 달리 정보와 사례가 부족한 현실은 참여자들을 정보적 고립지대로 몰아넣으며, 질병 예후에 대한 두려움을 증폭시켰다. 이는 진단 후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해 큰 충격과 혼란을 경험하였다는 연구결과와 맥락을 같이한다[24]. 이와 관련하여 수술 전 간호사 주도의 다학제적 정보제공이 합병증 및 입원기간 등 임상적 결과를 개선한다는 보고는 진단 초기부터 체계적인 정보 제공과 정서적 지지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35]. 결과적으로, 간호사의 적극적인 사전 개입은 환자의 불확실성과 불안을 완화하고 투병과정을 안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 상위주제인 ‘생존을 위한 치료 앞에 인간적 한계와 맞닥뜨린 순간들’은 수술 또는 화학방사선치료 과정에서 참여자들이 경험한 극한의 신체적ㆍ심리적 고통을 드러낸다. 참여자들은 치료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의사표현이 제한된 상태에서 직면한 공포와 방사선 화상, 극심한 섭취 곤란을 실존적 한계 상황으로 경험하였으며, 이러한 경험은 치료 종료 후에도 심리적 외상으로 잔존하며 일상 복귀를 저해하였다. 특히 방사선치료 시 마스크 고정과 개구기로 인한 공포 경험은 단순한 치료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가 느끼는 통제 상실과 예측 불가능성에서 비롯된다. 이는 마스크 자체보다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되는 상황이 환자 불안의 중요한 유발요인이라는 선행 질적 연구결과와 일치하며[36], 치료절차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불안 완화 중재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치료 시작 전 마스크를 미리 접해볼 기회나 시각적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구체적인 전략을 간호사의 사전 환자교육과 상담에 반영한다면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높이고, 심리적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참여자들은 치료가 진행될수록 심한 점막염과 피부손상, 체중 감소로 극심한 신체적ㆍ정신적 소진을 호소한 결과는 급성 독성이 치료 예후 및 생존율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보고와 부합한다[14,37]. 특히 두경부암 환자들이 치료과정에서 겪는 신체적 부담과 심리사회적 취약성은 불안, 우울, 심리적 고통 등 광범위한 정신건강 문제를 야기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11]. 나아가 이들이 다른 암 환자 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자살 발생률과 위험요인을 지닌다는 선행연구는 본 연구에서 나타난 극단적인 절망감과 한계 경험을 뒷받침한다[13]. 아울러 참여자 다수가 경험한 체중 감소는 두경부암 환자의 높은 영양불량 유병률과 맥락을 같이 하며[16], 다학제 팀을 통한 지속적 영양평가와 맞춤형 영양관리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두경부암 환자 간호는 단순한 신체적 독성관리나 치료보조에 그쳐서는 안 되며, 진단 초기부터 정기적인 정신건강 선별검사와 자살위험 평가 그리고 체계적인 정서적 지지를 포함한 통합적 중재프로그램이 필수적으로 병행되어야 한다.
세 번째 상위주제인 ‘회복되지 않는 몸에 갇혀 일상과 자아를 잃어감’은 치료 종료 이후에도 지속되는 기능 손상이 삶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참여자들은 목과 어깨 통증, 턱관절 경직, 구강건조, 미각 상실, 발음 장애 등 신체적 제약을 장기간 경험하며 일상생활에서 극심한 위축을 겪었다. 이러한 결과는 방사선 유발 섬유화로 인한 만성 통증과 가동범위 제한이 상당수 환자에서 후유증으로 발생한다는 선행연구와 일치한다[38]. 특히 구강건조와 연하곤란이 식사, 수면, 의사소통 등 기본적 일상을 위협한다는 경험은 영양 영향 증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며 삶의 질을 저해한다는 보고와 부합한다[15,16,39]. 더 나아가 외모 변화와 발음 장애로 인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대인관계를 회피하게 되는 현상은 신체상의 손상이 정서적ㆍ사회적 어려움을 심화시킨다는 선행연구를 지지한다[9]. 한편, 사회적ㆍ경제적 활동이 왕성한 시기에 직업활동을 중단하고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현실은 참여자들에게 깊은 자책과 위축을 안겨주었다. 이는 두경부암 생존자의 직장 복귀율이 약 55.8%에 머물며, 치료 후 발생하는 피로와 언어장애, 식사 곤란 등의 만성적인 신체증상이 성공적인 복직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연구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18]. 아울러 성공적으로 직장에 복귀한 환자들이 그렇지 못한 환자에 비해 삶의 질과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유의하게 높게 나타난다는 보고를 고려할 때[18], 두경부암의 신체적 후유증은 단순한 기능 제한을 넘어 평생 지탱해온 사회적 역할과 존재 가치마저 무너뜨리는 깊은 정체성의 단절 경험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두경부암 치료 이후에는 장기적인 기능 회복과 정서적 지지는 물론 방사선 유발 지연 독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학제적 재활프로그램과 실질적인 직장 복귀 지원을 통합한 단계별 맞춤형 교육 및 재활프로그램의 체계적 운영이 지원되어야 한다.
네 번째 상위주제인 ‘재발의 두려움을 넘어 재구성하는 삶’은 치료 이후에도 삶의 이면에 공존하는 재발과 죽음에 대한 불안 속에서 다양한 지지와 자기주도적 대처전략을 통해 일상으로 통합해 나가는 경험을 보여준다.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이 가족, 친구, 환우, 의료진, 종교로부터 정서적 지지를 얻는 동시에 신체 변화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불안을 조절하고자 노력한 결과는 암 대처 자기 효능감이 삶의 질 향상 및 심리적 우울ㆍ불안 감소와 유의한 관련이 있다는 보고와 맥락을 같이한다[19]. 특히 본 연구 참여자들은 퇴원 후 후유증 관리와 일상복귀에 대한 정보의 부재로 인해 스스로 대처방안을 찾는 경험을 하였는데, 이는 치료 단계별 정보 요구가 임상현장에서 충분히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결과와 일치한다[40]. 그러나 참여자들은 정보 결핍 속에서도 능동적으로 대안을 모색해 나갔으며, 이러한 주체적인 대처는 재발의 공포를 안고 있으면서도 바쁜 일상을 사수하고 후유증을 수용하는 모습, 즉 고통과의 불편한 공존을 선택함으로써 현재의 삶을 재구성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참여자들이 높은 정서적 디스트레스 속에서도 역설적으로 보여준 외상 후 성장의 과정은 재발의 두려움 속에서 발휘되는 지지체계 활용과 능동적 자기관리 그리고 질병과의 공존을 통한 의미 재구성이 독립된 현상이 아니라 적응의 연속선상에 있는 통합적 대처전략임을 보여준다[13,26]. 이는 생존자 관리지침에서 권고하는 장기적인 심리사회적 평가와 지속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41].
본 연구는 두경부암 환자들이 진단부터 치료 이후의 삶에 이르기까지 겪는 질병 경험의 역동적인 의미를 해석 현상학적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탐구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두경부암 환자의 경험이 단순한 증상 호소를 넘어 정서적ㆍ사회적 차원으로 확장되는 심층적인 의미 형성과정임을 보여주며, 치료 종료 이후에도 지속되는 기능 회복과 실존적 적응이 간호의 핵심 과제임을 시사한다. 특히 본 연구는 국내에서 드물게 두경부암 환자의 생존 여정을 진단 초기부터 치료 이후까지 재발의 두려움 속에서 발휘되는 개별적이고 독특한 적응 경험을 총체적으로 조명하였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있다. 다만, 본 연구는 심층면담 자료를 중심으로 분석이 이루어져 다양한 자료원이나 관점을 통한 해석의 확장에는 제한이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두경부암 환자 돌봄의 패러다임을 급성기 치료 중심에서 장기 생존자 관리로 확장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임상 실무적으로는 영양결핍, 경부 섬유화, 의사소통 장애 및 재발 불안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간호사 주도의 맞춤형 중재 개발이 시급하다. 향후에는 이러한 맞춤형 통합중재의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와 더불어 세부 암종 및 생애주기별 특성에 따른 경험의 차이를 탐색하는 후속 질적 연구를 제언한다.

Conflicts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Acknowledgements

None.

Funding

None.

Data Sharing Stat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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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Contributions

Conceptualization: MR, SK. Methodology: MR, SK. Software: MR. Validation: MR, SK. Formal analysis: MR. Investigation: MR. Resources: MR. Data curation: MR. Visualization: MR. Supervision: SK. Project administration: SK. Funding acquisition: none. Writing–original draft: MR, SK. Writing–review & editing: MR, SK. Final approval of the manuscript: all authors.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Participant Sex Age (yr) Diagnosis Surgery Lymph node dissection Chemotherapy Radiotherapy Stage Duration since treatment completion (mo)
1 Female 67 Tongue cancer Yes Yes No Yes 2 16
2 Male 64 Oropharyngeal cancer Yes Yes No Yes 3 24
3 Male 59 Oropharyngeal cancer Yes Yes Yes Yes 2 27
4 Male 61 Oral cancer Yes Yes Yes Yes 4 35
5 Male 51 Oropharyngeal cancer Yes Yes Yes Yes 3 26
6 Female 44 Tongue cancer Yes Yes No Yes 4 19
7 Female 52 Tongue cancer Yes Yes No Yes 3 18
8 Male 64 Salivary gland cancer Yes Yes No Yes 3 9
Table 2.
Subordinate themes associated with the recurring superordinate themes
Superordinate & subordinate themes P1 P2 P3 P4 P5 P6 P7 P8 Occurrence (%)
Being overwhelmed by lamentation and fear when confronting a late-diagnosed illness
 Belated remorse for having neglected the illness out of ignorance 75.0
 Resentment and a profound sense of loss over the delayed diagnosis 50.0
 Uncertainty and anxiety in the face of an unfamiliar cancer 87.5
Confronting human limitations during treatment undertaken for survival
 The terror of being unable to speak, as if gagged 62.5
 The excruciating pain of radiation-induced burns and lingering skin scars 87.5
 A body devastated by an inability to swallow and loss of taste 87.5
Losing daily life and selfhood while living in a body that had not recovered
 Shackles of suffering tightening around the head and neck throughout the day 100
 A miserable existence enduring a permanently disfigured appearance 75.0
 A reality where even eating, sleeping, and speaking are disrupted 100
Reconstructing life beyond the fear of recurrence
 The will to live reaffirmed through relationships that transcend isolation 87.5
 An independent rehabilitation journey despite insufficient information 75.0
 Self-management: transforming the anxiety of recurrence into active control 75.0
 Daily life along with sequelae, accepting the limits of life 87.5

P, particip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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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llness experience of head and neck cancer patients: an interpretative phenomenological 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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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llness experience of head and neck cancer patients: an interpretative phenomenological analysis
      Participant Sex Age (yr) Diagnosis Surgery Lymph node dissection Chemotherapy Radiotherapy Stage Duration since treatment completion (mo)
      1 Female 67 Tongue cancer Yes Yes No Yes 2 16
      2 Male 64 Oropharyngeal cancer Yes Yes No Yes 3 24
      3 Male 59 Oropharyngeal cancer Yes Yes Yes Yes 2 27
      4 Male 61 Oral cancer Yes Yes Yes Yes 4 35
      5 Male 51 Oropharyngeal cancer Yes Yes Yes Yes 3 26
      6 Female 44 Tongue cancer Yes Yes No Yes 4 19
      7 Female 52 Tongue cancer Yes Yes No Yes 3 18
      8 Male 64 Salivary gland cancer Yes Yes No Yes 3 9
      Superordinate & subordinate themes P1 P2 P3 P4 P5 P6 P7 P8 Occurrence (%)
      Being overwhelmed by lamentation and fear when confronting a late-diagnosed illness
       Belated remorse for having neglected the illness out of ignorance 75.0
       Resentment and a profound sense of loss over the delayed diagnosis 50.0
       Uncertainty and anxiety in the face of an unfamiliar cancer 87.5
      Confronting human limitations during treatment undertaken for survival
       The terror of being unable to speak, as if gagged 62.5
       The excruciating pain of radiation-induced burns and lingering skin scars 87.5
       A body devastated by an inability to swallow and loss of taste 87.5
      Losing daily life and selfhood while living in a body that had not recovered
       Shackles of suffering tightening around the head and neck throughout the day 100
       A miserable existence enduring a permanently disfigured appearance 75.0
       A reality where even eating, sleeping, and speaking are disrupted 100
      Reconstructing life beyond the fear of recurrence
       The will to live reaffirmed through relationships that transcend isolation 87.5
       An independent rehabilitation journey despite insufficient information 75.0
       Self-management: transforming the anxiety of recurrence into active control 75.0
       Daily life along with sequelae, accepting the limits of life 87.5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Table 2. Subordinate themes associated with the recurring superordinate themes

      P, participant.


      J Korean Acad Nurs :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Nur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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