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구의 필요성
뇌성마비는 모체의 임신 기간 중 또는 출산과정에서 감염이나 뇌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 진행성 장애로 운동과 자세조절 능력의 상실로 대표되는 증상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장애가 일생 동안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1]. 뇌성마비 유병률은 국가별 차이가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15세 미만 뇌성마비 아동의 수는 5,927명으로 장애아동 16,078명의 36.9%를 차지하고 있다[2].
뇌성마비 아동은 감각, 의사소통과 인지 손상을 경험하며 식사, 옷 입기, 목욕, 이동과 같은 일상생활을 수행하는데 많은 제한을 가지고 있다[3]. 또한 지속적으로 재활치료가 필요하며 아동이 성장할수록 요구되는 돌봄의 범위가 점점 넓어진다[4]. 양육은 나이가 어린 아동의 부모에게는 당연한 일이지만 이러한 역할이 기능적 제한과 장기간 의존적 삶을 살아야 하는 뇌성마비 아동이 있을 때는 전적으로 다른 의미를 가진다[5]. 특히 뇌성마비 아동의 주된 돌봄 제공자인 어머니는 아동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아동 양육의 일차적 책임을 갖는 등 역할이 더 강조되고 있다[6]. 장애아동의 어머니는 자녀를 돌보는 것에 자신의 삶을 모두 희생하는 경우가 많고 개인으로서의 자신의 행복을 위한 노력은 뒷전이 되기 쉬워 아동과 부모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심리적 고통의 악순환으로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7] 뇌성마비 아동 어머니의 소진을 예방하고 감소시키는 것은 어머니와 아동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있어 중요하다.
소진은 정서적이며 대인관계적 만성 스트레스가 오래 동안 지속되는 환경에 장기간 노출될 때 특히, 정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발생한다[8, 9]. 장애아동은 양육자의 많은 주의력 및 노력을 요구하며 정상아동에 비해 부모에게 더 의존적이며 세심한 보살핌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양육자로 하여금 높은 스트레스와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더 많이 경험하게 한다[10]. 이로 인해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피로감, 좌절감, 정신적 소모감, 무력감 등 신체적, 정신적 고갈 상태가 되는 소진이 나타난다[11]. 뇌성마비 아동은 정상아동보다 많은 요구와 장기간의 돌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주 양육자인 어머니가 우울, 불안 및 소진 등 심리사회적 문제들을 경험할 수 있으며[3, 4, 12, 13] 이는 뇌성마비 아동의 성장과 발달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4, 14]. 선행연구에서 2~18세 뇌성마비 아동과 청소년의 어머니는 건강한 아동과 청소년의 어머니보다 소진이 높았으며 58.0%의 어머니가 경증에서 심각한 정도의 우울을 71.4%가 불안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3]. 장애아동 어머니의 소진을 조사한 연구에서 자폐성 장애아동 어머니의 소진이 신체기능장애나 지적장애 아동 어머니의 소진보다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15] 뇌성마비 아동 어머니의 소진예방과 완화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양육스트레스는 부모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로[16] 뇌성마비 아동의 어머니에게 우울, 불안과 같은 심리적 문제를 야기시키고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요인이며 부정적 건강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3, 4, 5, 12]. 뇌성마비 아동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는 정상 아동의 어머니보다 높으며 아동의 독립적 생활 이 어려울수록 양육스트레스가 높다[17, 18]. 이러한 높은 양육스트레스는 낮은 양육만족도와 관련이 있으며 어머니로서의 역할 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소진을 초래하여 아동을 돌보는 것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3, 14, 19]. 장애아동의 어머니는 자신의 감정과 스트레스를 인식하고 관리할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어 양육스트레스가 가중될 수 있으며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가 계속 축적되어 소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8, 15]. 신체기능장애, 지적장애 및 자폐성 장애 아동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소진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을 뿐[15] 뇌성마비 아동과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가 소진 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사회적 지지는 개인이 사회적 관계를 통해 타인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자원으로[20] 스트레스 효과를 완충할 수 있으며 개인의 심리적 적응을 돕고 좌절을 극복하게 하며 문제해결의 도전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강화하는 측면을 가지고 있어 소진을 경감시킨다[21]. 뇌성마비 아동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는 사회적 지지가 주로 양육스트레스, 부담감, 대처 및 우울 등의 관련요인으로 어머니가 인지하는 사회적 지지가 높을수록 양육스트레스와 부담감이 낮았으며 적극적 대처행동을 하며 우울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6, 10, 18, 22]. 한편, 사회적 지지는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을 감소시키고 신체적 증상과 부정적인 결과를 줄여줄 수 있으므로 소진을 예방하고 감소시키기 위해서 중요한 변인임이 강조되고 있다[21]. 지지적 환경은 뇌성마비 아동 어머니가 양육의 부담을 덜 느끼도록 도와주며 지지적 사회망은 어머니의 대처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정서적 지지를 제공함으로써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수 있다[20]. 따라서 뇌성마비 아동 어머니에게 가족 및 주변으로부터의 사회적 지지는 소진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대처는 내외적 요구에 의해 발생되는 스트레스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인지적이고 행동적인 노력의 과정이며[13] 스트레스 상황을 해결하는 능력의 중요 요인으로 신체적 장애를 가진 아동에 대한 양육자의 대처와 적응은 아동의 안녕뿐 아니라 부모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23]. 뇌성마비 아동을 돌보는 것이 모든 부모들에게 똑같이 영향을 미치지 않기에 대처는 뇌성마비 아동의 부모가 자신의 상황에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하다[13]. 발달장애 아동 어머니의 적극적 대처방식이 스트레스 상황 극복 및 긍정적 측면의 심리적 안녕감과 관련이 있으며[24] 뇌성마비 아동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수동적 대처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7]. 스트레스에 대해 개인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소진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는데[10] 뇌성마비 아동을 포함한 장애아동 어머니의 대처와 소진과의 관계를 보고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장애아동의 어머니는 양육스트레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자신이 가진 자원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대처행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려고 하는데[25] 이러한 대처행동이 비효과적이게 되면 스트레스가 축적되어 소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뇌성마비 아동 어머니의 대처가 소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은 소진을 예방하고 감소시키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필요하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뇌성마비 아동 어머니 대상의 국내외 연구들은 양육스트레스[1, 6, 14, 17, 18, 19, 26]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심리사회적 변인들로 우울[1, 4, 5], 부담감[22], 삶의 질[13], 대처[13, 26, 27], 사회적 지지[22] 등이 조사되었으나 소진에 대한 연구[3, 15]는 매우 적음을 알 수 있다. 장애아동을 둔 어머니는 아동의 양육에 있어 매일 반복되고 누적되는 양육스트레스로 인해 소진을 경험하게 되며 이러한 소진은 아동뿐 아니라 가족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15]. 사회적 지지는 양육스트레스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소진을 약화시키며[6] 대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26] 인지장애와 신체기능장애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 뇌성마비 아동 어머니의 소진을 설명하는 영향요인으로 양육스트레스, 사회적 지지 및 대처를 설명하는 연구는 거의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아동의 장애 관련 특성, 양육스트레스, 사회적 지지 및 대처가 뇌성마비 아동 어머니의 소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뇌성마비 아동 어머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향후 뇌성마비 아동 어머니의 소진 예방과 감소를 위한 간호 중재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