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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Acad Nurs :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Nur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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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Paper
여성 화상 생존자의 외상 후 삶의 변화에 대한 내러티브 탐구
김리아1orcid, 윤지수2,3orcid, 최인영1orcid, 최희승2orcid
Life changes following trauma in female burn survivors: a narrative inquiry
Riah Kim1orcid, Ji-Su Yun2,3orcid, Inyoung Choe1orcid, Heeseung Choi2orcid

DOI: https://doi.org/10.4040/jkan.25003
Published online: August 1, 2025

1서울대학교 간호대학, BK21 미래간호인재 양성사업단 대학원

2서울대학교 간호대학, 간호과학연구소

3서울아산병원 간호부

1Graduate School, College of Nursing, Center for World-Leading Human-Caring Nurse Leaders for the Future by Brain Korea 21 (BK21) Four Project,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Korea

2College of Nursing, The Research Institute of Nursing Science,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Korea

3Department of Nursing, Asan Medical Center, Seoul, Korea

Corresponding author: Inyoung Choe College of Nurs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103 Daehak-ro, Jongno-gu, Seoul 03080, Korea E-mail: iny.april@gmail.com
Ji-Su Yun Department of Nursing, Asan Medical Center, 88 Olympic-ro 43-gil, Songpa-gu, Seoul 05505, Korea E-mail: nuryun@snu.ac.kr
• Received: January 21, 2025   • Revised: June 15, 2025   • Accepted: June 17, 2025

© 2025 Korean Society of Nursing Science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Derivs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d/4.0) If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nd retained without any modification or reproduction, it can be used and re-distributed in any format and med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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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urpose
    Burn survivors endure repeated exposure to intense pain and face recurring trauma throughout social adaptation. This study explored how female burn survivors construct the meaning of their traumatic experience of a burn accident and the subsequent changes in their lives.
  • Methods
    A qualitative study was conducted using narrative inquiry. Participants were recruited through purposive sampling, and each engaged in three in-depth interviews, resulting in a total of 21 interviews between April 18, 2024, and August 1, 2024. Each interview lasted 90 minutes on average and was conducted in a comfortable location preferred by the participants. The collected data were analyzed through Connelly and Clandinin’s approach.
  • Results
    The participants were seven women with burns on the full body, face-upper limbs, or face-torso. All burns were third- to fourth-degree, and most participants had lived with these injuries for over 10 years. From the significant statements, five themes and 12 subthemes were extracted. The five themes were “unforeseen catastrophe,” “burn scars encroaching upon daily life,” “navigating life as an incomplete woman,” “exclusion from social integration,” and “the meaning of life deepened by suppressed pain.”
  • Conclusion
    Female burn survivors experienced immense hardships following their accidents. However, through their recovery efforts, they found new meaning in life, experienced a renewed sense of being alive, and achieved inner growth and maturity. This study highlights the need for social support and underscores the importance of providing various opportunities and policy assistance for female burn survivors dealing with trauma.
1. 연구의 필요성
화상은 단순한 신체 손상을 넘어, 화상 생존자의 삶 전반에 심리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외상 사건이다[1].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에 따르면, 매년 약 18만 명이 화상으로 사망하였다[2]. 특히 저소득 국가에서는 조리나 난방 등 가사노동에 주로 노출된 여성이 주요 피해집단으로 확인되었으며, 화상으로 인한 사망위험에도 더욱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2]. 최근 5년간(2018–2022년) 국내에서 연평균 약 57만 명이 화상 손상을 입었으며, 이 중 여성 화상 생존자는 약 36만 2천 명으로, 주된 원인은 열탕 및 접촉 화상이고, 주로 가사나 일터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3].
여성 화상 생존자는 외상 직후 심각한 신체 손상뿐 아니라, 정체성 상실, 우울, 자살 사고, 대인관계 회피 등 복합적인 고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4]. 특히 여성 화상 생존자의 약 20%–23% 정도는 심각한 수준의 심리적 고통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경험하였으며, 사회적 지지 부족이나 자아존중감 저하 시 PTSD 증상이 더욱 심화되는 경향을 보였다[5]. 특히 얼굴이나 손처럼 사회적으로 쉽게 노출되는 부위에 흉터가 남을 경우, 여성은 외모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타인의 시선을 남성보다 더 민감하게 인식하였으며, 이는 부정적인 신체 이미지 형성과 자기평가 저하로 이어졌다[6]. 이러한 경험은 여성 화상 생존자에게 ‘아름답지 못한 여성,’ ‘가치를 상실한 여성’이라는 자기 정체감의 왜곡을 초래하며, 전반적인 자아존중감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7]. 이처럼 여성 화상 생존자는 외상 직후의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자살 사고, 정체성 상실, 외모에 대한 낙인, 대인관계 회피 등 복합적인 반응을 경험한다[4-7]. 이러한 반응은 일시적인 증상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관계와 일상적 공간 속에서 반복적으로 재구성되며 삶 전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7]. 따라서 여성 화상 생존자의 외상 후 삶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내면, 사회적 맥락, 관계적 경험을 통합적으로 조망하는 다차원적 접근이 요구된다.
현재까지 화상 생존자에 대한 연구는 주로 소양증[8], 화상 후 감염 및 패혈증[9,10], 화상 유형별 징후[11]와 같은 임상적 특성이나 삶의 질 영향 요인[12], 신체상 변화[13], 외상 후 성장[14], 사망 예측 요인[15] 등에 초점을 맞춘 양적 조사 기반의 연구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혼합 연구로는 화상 생존자의 공포 회피 신념 및 행동[16], 회복과정[17]에 대한 연구가 있었으나, 이는 회복을 주로 행동적 또는 인지적 차원에서 설명하고 있어 삶의 전반적 재구성과 내러티브적 변화 양상을 통합적으로 조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편, 질적 연구로 화상 생존자의 흉터 경험[18], 통증 관리[19], 주관적 건강[20]. 대인관계 경험[21], 회복력[22] 외에도, 퇴원 이후 지속되는 어려움[23], 임사 체험을 통해 생존자가 경험한 죽음의 인식과 정체성의 변화를 조명한 연구[24]가 수행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주로 퇴원 후 시기나 특정 신체 부위에만 초점을 두고 있어, 다양한 사고배경과 화상 부위를 지닌 여성 화상 생존자의 삶에 대한 서사를 통합적으로 조망하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기존 연구들은 사회적 지지 및 대처방식을 다룬 조사 연구[5]나 안면 부위의 여성 화상 생존자에 대한 회복 경험[21]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다양한 사고유형, 화상 부위를 포괄하는 여성 화상 생존자를 내러티브 관점에서 조망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여성 화상 생존자의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외상 이후 삶의 변화를 심층적으로 탐색함으로써, 단순한 회복 단계를 넘어 그들의 정체성과 삶의 의미가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질적 연구는 개인이나 집단의 주관적 경험과 현상을 심층적으로 탐색하며, 침묵 속에 숨겨진 목소리를 발굴하고 현실 속 복잡한 현상을 다각적인 관점으로 반영하는 데 적합한 연구방법이다[25]. 이 중 내러티브 탐구는 일반화하기 어려운 개인의 고유한 삶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삶의 경험을 듣고 관찰하며 이를 텍스트로 구성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포함한다[25].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참여자의 삶의 맥락 속에서 경험이 어떻게 해석되고 재구성되는지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두며, 경험의 내적 의미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재해석되는 과정을 중시한다[25]. 특히 화상을 경험한 여성은 외모에 대한 사회적 기준, 가족 내 역할, 여성성 상실 등 정체성과 사회적 기대 속에서 외상 이후 삶을 더 복합적으로 살아간다[4-7]. 이들의 변화 과정을 온전히 조망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경험을 시공간적 맥락 속에서 ‘살아낸 이야기’로 이해할 수 있는 내러티브 탐구 접근이 필요하다. 이처럼 내러티브 탐구는 시간성, 사회성, 환경을 통합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 강점을 지니며, 그들의 고유한 목소리와 삶의 의미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데 적합한 방법론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Connelly와 Clandinin [25]의 내러티브 탐구방법을 통하여 여성 화상 생존자들의 경험에 대한 이해와 그 의미를 탐색하고자 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여성 화상 생존자가 화상 사고라는 외상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이후 삶의 변화를 어떤 의미로 구성해 나가는지를 탐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연구질문은 “여성 화상 생존자의 외상 경험은 어떠하며, 외상 후 삶의 변화에 대한 의미를 어떻게 구성하였는가?”이다.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여성 화상 생존자의 외상 경험과 외상 후 삶의 변화에 대한 의미를 심층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내러티브 탐구방법을 적용한 질적 연구이다[25].
2. 연구참여자 선정 및 모집
본 연구참여자는 화상을 경험한 지 6개월 이상 지났으며, 중증 화상 기준으로[26], 체표면적 25% 이상 2도 화상이거나, 체표면적 10% 이상 3도 화상인 여성 화상 생존자로, 연구목적을 이해하고, 자신의 진술이 논문을 통해 타인에게 공유되기를 바라는 참여자를 목적적 표집방법으로 모집하였다. 우선, 화상 생존자 모임의 책임자와 운영진에게 연구목적 및 취지를 설명한 후 허가를 받았으며, 화상 생존자 모임 홈페이지에 연구목적 및 방법, 참여자 선정조건, 연구일정 및 장소, 연구참여 시 사례 여부 등의 내용을 포함한 공개적인 모집 문건을 게시하였다. 외상 관련 내러티브에 대한 연구는 자살 유가족의 외상 경험[27],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감염인의 복합 외상 경험[28], 소방관 및 응급구조사 배우자의 외상 경험[29]이 있었다. 선행연구에서는 6–9명의 참여자를 통해 외상 관련 내러티브 연구를 진행하여 외상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였다[27-29]. 본 연구는 총 8명이 참여하였으며, 연구 도중 개인 사정으로 참여를 중단한 1명을 제외하고, 최종 7명의 여성 화상 생존자가 참여하였다.
3. 연구자의 준비
본 연구의 제 1저자는 6년간 외상 중환자 간호 장교로 근무하며 실무와 상담에 종사하였고, 현재는 정신간호학 박사과정생으로 정신건강 간호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을 쌓고 있다. 특히 외상 생존자의 외상 경험 및 외상 후 성장에 대한 질적 연구와 화상 생존자의 회복 경험에 대한 현상학 연구를 책임연구자로서 수행한 바 있으며, 심리상담사 1급 자격을 보유하고 있어 면담기술 및 상담 역량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이러한 배경은 여성 화상 생존자의 외상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는 데 필요한 자질을 잘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동 교신저자는 모두 간호학 박사과정생으로 외상 관련 질적 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구체적으로, 두 연구자 모두 화상 생존자의 회복 경험을 주제로 한 현상학 연구를 공동연구자로 참여하였으며, 이 중 한 연구자는 부인암 장기 생존자의 질병 경험을 다룬 현상학 연구를 책임연구자로서 수행한 바 있다. 아울러, 연구자 4인은 본 연구에 적용된 내러티브 탐구 접근을 포함하여, 기술적 현상학, 해석학적 현상학, 근거이론, 참여관찰, 문화기술지 등 다양한 질적 연구방법론에 대한 정규 수업과 특강을 정기적으로 수강하며, 질적 연구설계 및 분석에 대한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함양해 왔다. 이러한 경험은 본 연구주제를 다층적으로 조망하는 데 기반이 되었다.
4. 자료 수집방법 및 절차
본 연구는 연구자 4인이 소속된 기관의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 후 2024년 4월 18일부터 8월 1일까지 개별 심층면담 방식으로 연구자가 자료 수집을 수행하였으며, Connelly와 Clandinin [25]의 내러티브 탐구방법 절차에 따라 진행하였다. 내러티브 탐구는 시간성, 사회성, 환경이라는 3차원적 탐구 지점을 기반으로 하며, 시간성은 개인이 경험하는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적 연속선상에서의 경험을 의미하고, 사회성은 개인과 사회의 상호작용을 의미하며, 환경은 사회적 맥락 안에서 경험이 일어난 배경적 상황을 의미한다[25]. 이를 토대로 내러티브 탐구는 삶을 살아내고(living), 이야기하고(telling), 다시 이야기하고(retelling), 다시 삶을 살아내는(reliving) 과정을 통해 개인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한다[25]. 본 연구의 자료 수집과 분석은 내러티브 탐구의 기본 틀에 따라 현장에 존재하기, 현장에서 현장 텍스트로 이동하기, 현장 텍스트 구성하기, 현장 텍스트에서 연구 텍스트로 이동하기, 연구 텍스트 작성하기의 단계로 진행되었다. 다만, 각 단계는 명확히 구분되기보다는 중복되는 경향이 있다[25]. 본 연구에서 수행한 구체적인 단계는 다음과 같다.

1) 현장에 존재하기

현장에 존재하기는 연구자의 개인적인 관심과 전문적인 지식으로부터 연구 동기가 시작하는 단계이다[25]. 본 연구의 제1저자는 화상 자조모임 활동에 주기적으로 참여하여 화상 생존자들의 정신건강 관리 및 심리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화상 생존자를 보면서 느낀 점은 이들이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여전히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특히 많은 여성 화상 생존자들이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을 두려워해 고립과 은둔생활을 이어가며 세상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본 연구자는 여성 화상 생존자의 외상 경험과 외상 사고 이후 삶의 변화를 심층적으로 탐색하게 되었다. 하지만 본 연구자는 화상 자조조임 내 활동 경험만으로 여성 화상 생존자들의 삶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에는 한계를 느꼈으며, 내러티브 탐구를 통하여 그들의 외상 후 삶의 변화에 대한 의미를 생생한 목소리로 이끌어내고자 하였다. 현장으로 들어가기 전, 연구자는 외상 후 삶의 변화에 대해 ‘참여자들은 화상 사고 후 외모 변화와 신체 장애로 인해 직장 및 일상생활에 상당한 제약이 있을 것이다,’ ‘참여자들은 화상 사고라는 외상 경험으로 정서적 취약성이 높을 것이다’라는 선입견을 인식하고, 이를 괄호 처리(bracketing)하여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고자 노력하였다.

2) 현장에서 현장 텍스트로 이동하기와 현장 텍스트 구성하기

이 단계에서는 연구참여자를 만나는 현장에서 현장 텍스트를 수집하고 구성하며[25,30], 본 연구의 제1저자와 교신저자가 개별 면담을 진행하였다. 연구자들은 개방형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하였으며, 참여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고개 끄덕임, 눈 맞춤과 같은 공감적 반응으로 격려하였다. 면담시간은 회기별 50분에서 100분까지 소요되었으며, 면담장소는 연구참여자가 선호하는 편안한 곳으로 주로 사람들의 출입이 비교적 적은 카페, 교회, 연구참여자의 집, 상담실과 같은 조용한 장소에서 진행하였다. 개별 심층면담은 (1) 참여자들의 화상 경험 당시 상황과 초기 치료 경험, (2) 퇴원 후 적응과정, (3) 화상 경험이 참여자들의 삶에 준 의미를 큰 축으로 하여 반구조화된 질문을 활용하였고, ‘기억 상자(memory box),’ ‘나의 인생 곡선 그리기’ 등 활동을 포함한 3회기 면담으로 진행되었다. 참여자들이 기억 상자에 넣은 내용물은 직접 그린 그림, 사진, 책 등으로 참여자들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물품이었다. 인생 곡선은 참여자들의 인생 이야기를 탐색하고, 자신의 자서전을 검토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개별 심층면담 마무리 단계에서 연구자는 면담의 주요 내용과 현장 노트를 참여자와 함께 확인하면서 이야기 공간에 함께 존재하고자 하였다. 또한 연구자들은 참여자의 몸짓, 표정, 태도와 같은 비언어적 표현을 연구 노트에 메모하여 자료 분석 시 참고하였다. 1인당 평균 3회의 개별 심층면담 후 연구자들이 더 이상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는 이론적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고 판단하여 자료 수집을 종료하였다. 면담 종료 후 연구자가 직접 전사를 시행하였으며, 참여자의 신원이 드러날 수 있는 부분은 기호화하여 익명성을 보장하였다.

3) 현장 텍스트에서 연구 텍스트로 이동하기와 연구 텍스트 작성하기

이 단계는 연구자의 해석과 분석을 통하여 현장 텍스트를 다양한 형식의 연구 텍스트로 작성하는 과정이다[25,30]. 연구자들은 전사본을 반복적으로 정독하면서 연구참여자의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자 하였으며, 전사본을 기반으로 연구참여자가 경험한 사건을 시간 순으로 배열하여 도식화하였다. 구체적으로, 연구자들은 과거의 사건, 현재 경험, 앞으로 기대하는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가지고, 시간성, 사회성, 환경이라는 3차원적 탐구공간을 고려하여 이야기를 재조직하여 연구 텍스트에 반영하였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 4인은 지속적인 논의를 통하여 여성 화상 생존자의 외상 후 삶의 변화에 대한 분석과정을 공유하였으며, 참여자의 이야기에 나타난 외상 후 삶의 변화에 대한 의미 만들기를 통하여 연구 텍스트를 작성하였다. 이후 참여자들이 경험하는 외상 후 삶의 변화를 탐색하고, 외상 경험에 대한 의미를 재구성함으로써 최종 내러티브 텍스트를 도출하였다.
5. 연구의 엄격성 확보
연구의 엄격성을 확보하기 위해 Guba와 Lincoln [31]이 제시하고, Sandelowski [32]가 재정립한 4가지 질적 연구 평가기준을 적용하였다. 첫째, 신뢰성(credibility) 확보를 위해 참여자 검증(member check)과 연구자 간 상호 검토(peer debriefing) 전략을 적용하였다. 이를 위하여 참여자들은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도록 이들이 희망하는 곳에서 면담을 하였으며, 면담 종료 후에는 연구자가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참여자의 말 그대로(verbatim) 전사하여 현장 텍스트의 왜곡 및 누락이 없도록 하였다. 이후 도출된 주제와 해석 내용을 참여자에게 공유하고 그 타당성에 대해 동의를 얻었으며, 이는 연구결과가 실제 경험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는 참여자의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참여자 검증(member check) 전략에 부합한다. 둘째, 적용성(fittingness)을 확보하기 위해 목적적 표집(purposive sampling)과 풍부한 기술(thick description) 전략을 적용하였다[32]. 외상 후 삶의 변화를 풍부하게 설명할 수 있는 여성 화상 생존자를 중심으로 참여자를 모집하였고, 자료가 포화될 때까지 면담을 지속하였다. 셋째, 감사 가능성(auditability)을 확보하기 위해 감사 자료 남기기(audit trail) 전략에 따라[32], 본 연구는 내러티브 탐구절차에 근거하여 전 과정을 충실히 수행하였다[25]. 연구자들은 연구 시작부터 종료 시점까지의 모든 과정을 상세히 기록하였다. 또한 분석 메모, 메모리 박스, 전사 자료, 코드 도출과정 등을 체계적으로 보관하여, 분석결과가 참여자의 진술에 근거하고 있음을 연구 외부자가 추적할 수 있도록 투명성을 확보하였다. 넷째, 확인 가능성(confirmability)은 연구자 중립성 유지와 분석 근거 제시(reflexivity, analytic decision trail) 전략에 따라 확보하였다[32]. 본 연구에서는 자료 분석 전 과정에서 연구자들이 독립적으로 텍스트를 검토하고 코드와 주제를 도출한 뒤, 반복적인 상호 검토 및 토론을 통해 해석의 일관성과 타당성을 강화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자료에서 해석으로 이르는 분석 흐름을 단계별로 상세히 기술함으로써, 결과의 도출과정이 명확히 드러나도록 하여 확인 가능성을 높이고, 연구자의 해석이 자료에 충실하게 근거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아울러 본 연구는 질적 연구의 체계적 분석과 평가를 확보하고,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COREQ (Consolidated Criteria for Reporting Qualitative Research) 지침을 활용하였다[33].
6.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연구자가 소속된 기관의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을 받은 후 진행되었다(IRB No., 2404/003-007). 면담을 시작하기 전에 연구참여자에게 본 연구의 목적, 절차, 면담방법 및 언제든지 면담을 중단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였으며, 모든 면담 자료는 연구목적으로만 사용되고 외부에 유출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알렸다. 또한 면담과정에서 외상과 관련된 불편한 기억이 떠올라 심리적 불편을 느낄 경우, 언제든지 면담을 중단할 수 있음을 연구참여자에게 설명하였으며, 참여자의 심리적 상태를 세심히 고려하며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참여자는 40대 1명, 50대 2명, 60대 3명, 70대 1명으로 총 7명이었으며, 일반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화상 사고를 경험한 지 10년 이내인 참여자는 1명, 10년에서 20년 이내인 참여자는 1명, 20년에서 30년 이내인 참여자는 2명, 30년 이상인 참여자는 3명이었다. 사고로 인한 화상 부위는 전신 화상 5명, 안면 및 상지 화상 1명, 안면 및 몸통 화상 1명이었으며, 화상 정도는 모든 연구참여자가 3–4도이고, 화상범위는 27%–86%로 다양하였다. 자료 분석결과, ‘예기치 않게 찾아온 재앙,’ ‘일상을 잠식한 화상흔,’ ‘불완전한 여성으로서의 삶,’ ‘사회로부터 배제됨,’ ‘눌러둔 아픔과 함께 두터워진 삶의 의미’라는 총 5개의 주제와 12개의 하위 범주가 도출되었다(Table 2).
1. 여성 화상 생존자의 외상 후 삶 이야기

1) 창연(참여자 1)의 이야기

창연은 1살 때 촛불이 머리에 옮겨붙어 머리와 몸통에 화상을 입었다. 학교에 들어가면서 머리의 흉터를 가리기 위해 모자를 쓰고 다녔으며, 바람이라도 불면 모자가 날아갈까 봐 늘 걱정하는 소극적인 학생이었다. 성인이 된 후, 여자는 예뻐야 결혼을 한다는 생각에 결혼을 포기하였고,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일도 하고 야간 대학에서 공부도 하며 열심히 살아왔다. 창연은 자신의 상흔을 가릴 수 있는 가발을 쓰기 시작하면서 신랑을 만나 결혼하였지만, 그녀의 인생 밑바탕에는 우울이 항상 깔려 있었다. 결혼 후에도 창연은 남편과 자식들에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밤에도 가발을 쓰고 자며 긴장된 삶을 살았다. 3년 전부터 화상 부위가 걷잡을 수 없이 덧나기 시작해 또다시 창연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

2) 아인(참여자 2)의 이야기

아인은 7살 때 가족들과 방에서 자던 중 부엌 내 전기 합선으로 화재가 나서 전신 화상을 입었다. 아버지는 아인을 이불에 감싸 안고 있다가 화상을 입으셨고, 어머니는 신고를 하려고 부엌을 지나 현관으로 가다가 화상을 입고 치료 중 생을 마감하였다. 이후 학교에 간 아인은 자신에게 흉측한 그림을 그려 던지는 동급생들과 자신을 전염되는 피부병 환자로 보는 시선으로 인하여 힘든 학창시절을 보냈다. 화상으로 인한 상처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아인의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 병원에서는 임신 시 옆구리의 화상 부위가 충분히 늘어나지 않아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말은 아인에게 큰 충격이었다. 여성으로서, 그리고 엄마가 될 수 있는 가능성까지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인은 화상을 입은 흉터가 단단해지고, 피부가 두꺼워지는 것처럼 우리 마음도 두터워지고 단단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3) 노연(참여자 3)의 이야기

노연은 49살 때 자신의 가게 안에 있는 가스레인지를 작동하던 중 가스 폭발로 전신 화상을 입었다. 병실의 거울 속에서 우연히 자신을 마주한 노연은 자신이 ‘문둥이’처럼 느껴졌으며, 여자의 기능을 상실했으니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화상 사고 후 이혼으로 혼자가 된 노연은 깊은 절망 속에서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주치의 권유로 화상 생존자 자조모임을 알게 되었고 다시 살아야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가스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집에서는 가스레인지를 사용하지 않은 채 그릇으로 덮어놓고 생활한다. 사고 후 20여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어도 노연은 탄 냄새를 맡으면 다시 사고 당시로 되돌아가며,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속에 살아가고 있다.

4) 영신(참여자 4)의 이야기

영신은 42살 때 여느 때처럼 집에서 요리를 하다가 가스레인지에서 가스가 누출되어 발생한 폭발로 전신 화상을 입었다. 화상으로 인하여 자신의 삶이 180도 바뀌었다고 표현한 영신은 퇴원 후에도 통증으로 인하여 아내와 엄마로서의 역할인 집안일과 아이들 돌봄조차 할 수 없었다. 영신은 2년 동안 집 밖을 전혀 나가지 않았고, 어떻게 하면 편하게 죽을 수 있을 지만 생각하면서 지냈다. 우연히 지인의 전도로 종교를 접하게 된 영신은 평안을 얻고 생명을 느꼈다. 그 후 세상 밖으로 나온 영신은 입원 중인 화상 환자들에게 용기를 전하고 있다. 영신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화상으로 인한 통증 때문에 죽어서는 지옥 불에 떨어지지 않고 흉터 없는 모습이 되기 위해 독실한 신앙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다.

5) 다정(참여자 5)의 이야기

다정은 36살 때 식당을 하던 중 가게 내 가스 폭발로 인해 전신 화상을 입었으며, 이 사고로 자녀도 잃었다. 화상 부위 소독은 마치 살이 찢기는 듯한 고통이었고, 그녀를 소독실로 데려가는 의료진이 저승사자처럼 느껴졌다. 감당할 수 없는 병원비로 인하여 온전히 치료를 마치지 못한 채 퇴원하게 된 다정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여 7년간 집에 갇혀 지냈다. 이 과정에서 남편과의 관계도 소원해졌으며, 여러 번의 자살 시도를 하였으나 결국 다정은 이 모든 고통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운명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현재 다정은 화상 멘토 활동과 자조모임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있으며, 화상 사고를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로 받아들이며 현재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배꼽 아래 깊은 곳에 화상 사고로 인한 응어리를 품고 살아간다.

6) 복희(참여자 6)의 이야기

복희는 51살 때 사무실 내 전기시설 문제로 발생한 화재 사고로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복희는 주치의에게 생존 가능성이 낮다는 진단을 받기도 하였으며, 극심한 고통 속에서 생존을 위해 싸워야 했다. 입원 중 매 순간 고비를 넘기면서도 복희는 화상 생존자 자조모임에 꾸준히 참여하며 회복의 의지를 다졌다. 이러한 노력은 퇴원 직후, 화상 생존자를 위한 압박복을 제작하는 직장에 복귀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손가락이 붙는 심각한 손상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던 복희는, 현재 화상 생존자들을 위한 멘토 및 화상 코디네이터로 활동하며 제2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7) 경동(참여자 7)의 이야기

경동은 3살 때 물이 끓고 있는 아궁이 솥에 머리가 거꾸로 담가지면서 머리와 상지에 화상을 입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늘 모자를 쓰고 다녀야 했고, 화상 수술의 끝은 항상 절망이었다. 성인이 되어 가장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한 경동은 친구가 여자로서 가장 화려하고 예쁜 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며 외롭고 처절한 감정을 느꼈다. 그럼에도 경동은 화상에 대한 문화, 인식, 그리고 치료방식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를 하였고, 현재는 모래놀이 상담센터를 운영하며 타인의 아픔을 치유하고 있다. 그녀는 화상 사고로 인한 아픈 기억은 단순히 희석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아픔 그 자체로 남아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좋았던 다른 기억들이 더해져 회복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말한다.
2. 여성 화상 생존자의 외상 후 삶의 변화에 대한 의미

1) 예기치 않게 찾아온 재앙

화재는 참여자들의 평범했던 일상을 한순간에 집어삼킨 재앙으로, 삶의 전반에 걸쳐 변화를 초래했다. 그로 인해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가 남았고, 과거의 삶을 송두리째 잃었다. 불길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고통뿐 아니라 화상으로 인해 변해버린 자신을 마주해야 하는 잔혹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1) 일상 속에서 화마로 인해 무너진 삶

참여자들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중 갑작스러운 화재로 가족과 집을 잃으며 삶의 기반이 무너졌다. 특히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집에서 발생한 화재는 삶의 터전을 잃게 했을 뿐만 아니라 가족의 해체와 경제적 어려움까지 초래했다. 그날의 사고는 참여자들에게 삶의 근간을 뒤흔든 비극의 시작이었다.
  • 여느 때처럼 가족들 식사준비를 위해서 가스 불을 점화했는데, 이미 가스줄에 가스가 새고 있었고, 그게 터지면서 몸에 불이 붙어서 전신 85% 화상을 입었어요. 속옷을 입어서 가슴과 같은 이런 중요 부위만 제외하고 전신 화상을 입었어요. 가족들은 다행히 그때 방에 들어가 있어서 괜찮았죠. (영신, 참여자 4)

  • 지하 방에서 가족이랑 살았는데, 부엌 쪽에서 화재가 났어요. 그때 엄마는 신고하려고 그 부엌을 지나가다가 심하게 화상을 입으셨어요. 아버지는 저를 이불에 감싸고 안고 계시다가 연기에 질식하셨고요… 저는 어렸을 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공간인 집에서 불이 났다는 트라우마가 있어요. 이후 가족이 해체되고, 살 곳이 없어서 고등학교 시절까지 고시원에 있었어요. (아인, 참여자 2)

(2) 생지옥 같은 통증

참여자들은 몸이 녹아내리는 듯한 불길 속의 고통조차 견뎌냈지만, 가장 고통스럽게 기억하는 것은 화상 치료과정에서의 극심한 통증이었다. 반복되는 드레싱, 피부 이식과 수술과정은 단순한 육체적 고통을 넘어선 공포로 다가왔고, ‘생지옥’과도 같은 경험으로 그들의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 통증은 말로 표현이 안 돼요. 매일 드레싱 받으러 가는데, 딱 생지옥으로 가는 느낌. 죽기보다 싫거든요. 소독 받다가 몇 번을 까무러쳤는지 몰라요. 하루만 안 해도 몸에서는 너무 심한 냄새가 나는데, 그 악취보다 치료받는 게 더 싫었어요. 죽는 게 더 나았을 정도로요. (복희, 참여자 6)

  • 사춘기 시절 3주에 걸쳐서 수술을 하다 보니 생리할 때 수술하는 경우도 있었고, 화상 피부 이식을 해야 하니깐 옷을 다 벗고 들어가야 되고. 그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제일 고통스러웠던 건 온몸이 간지러웠던 거…. 수술하다가 심장도 한번 멈췄다고도 했어요. 그때 공포와 두려움이 여전히 생각나요. (경동, 참여자 7)

(3) 거울 속에 서 있는 흉측한 모습

참여자들은 사고 후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마주했을 때 깊은 충격을 받았다. 과거의 자신으로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다는 현실과 여자로서의 삶이 끝났다는 절망감이 그들을 짓눌렀다. 참여자들은 치료가 끝나면 회복될 것이라는 희미한 희망에 기대어 하루하루를 버틸 수밖에 없었다.
  • 내 얼굴을 거울로 보니 머리카락은 하나도 없고, 양팔도 다 붙어버리고, 밥을 먹을 때도 두 번 먹고 쉬어야 될 정도로 힘도 없었고요. 더 이상 여자로서 살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그래서 시간만 있으면 죽으려고 하는데 움직일 수 있어야지. 움직일 수도 없는 거예요. (노연, 참여자 3)

  • 사고 후 처음 거울을 봤는데 눈썹도 다 타버려서 없고, 말 그대로 너무 흉측한 거예요. 소리도 안 나와요. 아무 소리 없이 멍하게 있다가 울고, 퇴원할 때는 멀쩡하게 나갈 수 있겠지. 고통스러운 치료만 끝나면 아무렇지 않게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아인, 참여자 2)

2) 일상을 잠식한 화상흔

화상의 흔적들은 참여자들의 신체뿐 아니라 일상속에도 깊숙이 자리 잡았다. 참여자들은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홀로 고립되어 죽음과 맞닿은 시간들을 견뎌야 했다. 화상 사고는 참여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일상의 공간이었던 부엌을 두려움과 공포의 공간으로 바꾸어 놓았고, 통증의 기억은 수십 년이 지나서도 자다가 비명을 지를 만큼 선명히 남아 있다.

(1) 죽음과 맞닿은 고립의 시간

화상으로 인한 신체적 변화와 지속적인 통증은 참여자들이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으며, 이로 인해 스스로를 사회로부터 단절시키고 고립된 삶을 살아가야 했다. 특히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사회에 복귀하는 데 더욱 큰 어려움을 느꼈다. 고립의 시간 동안 이들은 끊임없이 죽음을 떠올리며 버텨내야만 했다.
  • 퇴원 후 외부와 단절한 생활은 3–4년 정도였고, 침대에 누워서 죽을 생각만 했어요. 어떻게 하면 편하게 죽을 수 있을지요… 숨이 붙어있으니깐 그냥 사는 거지. 죽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있었는데 자살 시도는 못 했어요. 살아있어도 내가 어떻게 하면 편하게 죽을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영신, 참여자 4)

  • 사회로 나오는 데 7년이 걸렸어요. 너무 아프니깐 옷도 못 입고, 나쁜 선택도 여러 번 했어요… 집에 있으면서 혼자만의 시간 동안 비관적인 생각이 쌓였어요.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겼지?’라는 생각들로 가득 찼어요… 한 번은 재단 후원을 받아서 미국을 갔는데, 미국에 있는 여성 화상 생존자들도 세상 밖으로 못 나오는 분들이 많은 거예요. 여성 화상 생존자들이 사회 밖으로 나오기 힘든 건 미국이나 한국이나 둘 다 어렵다고 그때 알았죠. (다정, 참여자 5)

(2) 사라지지 않는 과거의 고통

화상 사고 이후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사고 당시 상황과 치료과정에 대한 기억은 여전히 참여자들에게 생생히 기억되고 있었다. 화상 사고가 다시 발생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일상 속에서 두려움과 불안이 지속되었으며, 치료 중 겪었던 극심한 통증은 수년이 지난 현재에도 무의식 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었다.
  • 지금도 정신과를 다니는데, 딸각 소리 나는 가스레인지가 무서워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진단받았고, 지금도 꾸준히 약을 먹고 있어요… 식당을 가더라도 가스가 없어야 해요. 가스가 터질 거 같으니깐 집 안 부엌을 지금도 못 들어가요. 가스가 언제든지 터질 거 같은 느낌… 집 안 가스레인지 자체를 아예 그릇으로 덮어놓고, 안 보이게 하려고 주위에 잔뜩 물건을 쌓아놓고 살아요. (노연, 참여자 3)

  • 소독 당시 진물들이 뜯겨 나가면서 너무 아프니깐 소리 지르고, 기절하기도 하고. 그게 몇 십 년이 지난 지금도 제 속에 남아 있나 봐요. 제가 자다가 비명을 지른다고 하더라고요. 가족들과 같이 자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다시 잔대요. 아무래도 당시 치료 기억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여전히 몸이 기억하지 않나 싶어요. (아인, 참여자 2)

3) 불완전한 여성으로서의 삶

참여자들은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데 있어 다양한 어려움을 겪었다. 화상 흉터로 인해 아름다움을 잃었다고 느끼며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낮아졌고, 결혼을 하지 못하거나 이혼을 경험하며 결혼 생활에서 멀어지기도 했다. 또한 임신을 하지 못하거나 자녀를 충분히 돌보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엄마로서의 역할을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기도 했다.

(1) 아름다움을 포기함

참여자들은 여성으로서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마음을 여전히 가지고 있었지만, 화상 흉터로 인해 변해버린 외모와 그로 인한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외모 변화는 단순한 신체적 손상에 그치지 않고, 여성으로서의 자기 인식과 자존감을 깊이 흔드는 경험이었다.
  • 저는 평생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던 것 같아요. 평생 자신이 없었죠… 저랑 제일 친한 친구인데 친구 결혼식 때 저는 머리에 엄청 큰 물주머니를 차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단체사진도 같이 못 찍었어요. 그건 마음이 조금 아팠던 것 같아요. 걔는 가장 화려하고 예뻤던 그 시절.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항상 외롭고 처절했어요. (경동, 참여자 7)

(2) 멀어진 결혼생활

참여자들은 여성 화상 생존자가 결혼을 이루거나 유지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제약과 어려움에 직면한다고 인식하였다. 이는 여성의 외모에 대한 사회적 기준, 가사와 육아를 포함한 아내이자 엄마로서의 역할 수행의 어려움 등 복합적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해석된다. 이러한 경험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결혼이라는 제도 속에 여성에게 요구되는 외모와 역할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여자는 예뻐야 하잖아요. 결혼도 해야 되고, 그 흉터를 누가 안고 가요. 어느 남자가 정말로 사랑하지 않으면 같이 살아주겠냐고. 세상에 절반이 여자인데… 결혼을 못할 것 같았어요. 나의 이 모습을 누가 책임을 질 수 없을 것 같으니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져야겠다. 그래서 엄마랑 형제들에게 무게를 싣지 말자. 그래서 유아교육과를 야간으로 가게 되었어요. (창연, 참여자 1)

  • 화상 후 남편은 시댁에 살고, 저는 친정에 가 있고. 몸과 거리가 멀어지니 남편이랑 멀어지더라고요… 화상 자조모임에 오랫동안 나오면서 느낀 것은 남성 화상 생존자는 아내와 거의 안 헤어져요. 그런데 여성들은 남편과 많이 헤어지더라고요. 화상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보니 화상에 대한 배우자의 거부감이라고 생각해요… 알고 지낸 여성 화상 생존자도 집안 반대로 결혼을 못했고, 결국 헤어졌어요. 여자니깐 그러더라고. 여성들은 남자들에 비해서 확실히 다른 거 같아요. (다정, 참여자 5)

(3) 놓쳐버린 모성 역할

참여자들은 화상 사고 이후 모성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 신체적ㆍ심리적 제약을 경험하였다. 신체적 후유증과 의학적 치료과정은 여성으로서의 출산과 모성의 실현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또한 일부 참여자들은 자녀를 양육하는 시기에 돌봄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경험을 회고하며, 엄마로서 기능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깊은 죄책감과 무력감을 느꼈다.
  • 화상으로 인해 옆구리가 당기니까 임신하면 산모도 위험하고 아기도 위험하다고 하더라고요. 화상으로 독한 약도 많이 쓰니까. 여자로서 기능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많이 내려놨죠. 여자로서, 엄마로서 아기를 갖고 싶어도 포기하게 되는 그런 것들이요. (아인, 참여자 2)

  • 두 명의 자녀들이 제 대소변 다 받아내고, 시골이니까 애들이 연탄도 다 교환하고, 엄마 밥도 애들이 다 먹여줘야 했어요… 애들 입장에서는 가장 많은 돌봄을 받아야 할 시기인 초등학생 때 엄마로서 애들을 돌보지 못했잖아요. 그게 제일 미안했어요. (영신, 참여자 4)

4) 사회로부터 배제됨

참여자들은 병원 치료를 마치고 사회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구조와 시선으로부터 배제되는 경험을 했다. 외모 변화로 인한 차별적인 시선은 심리적 위축을 초래했으며, 경제적 보상의 사각지대에 놓인 현실은 회복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이 되었다. 사회적 보호망의 부재는 참여자들에게 심리적 고통과 경제적 부담을 동시에 안겨주었고,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데 더욱 큰 어려움을 야기했다.

(1) 외모 중심 사회 속 따가운 시선

참여자들은 화상으로 인한 외모 변화가 단순한 개인적 변화를 넘어 사회적 낙인으로 이어지며 배제되는 경험을 했다. 공공장소에서 마주한 시선과 차별적 행동은 참여자들에게 자신이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난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이러한 외모 변화는 단순히 심미적 문제에 그치지 않았으며, 외모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강하게 작용하는 현실 속에서 참여자들은 낯선 존재로 인식되는 순간을 반복적으로 경험했다.
  • 사회는 아직도 보여지는 모습이 중요하구나. 길을 갈 때도 “저게 여자야? 저런 것도 여자라고.” 이런 소리를 몇 번 들었어요. “쟤는 왜 길거리를 돌아다녀? 집구석에나 있지, 왜 다녀? 저것도 여자라고.” 이렇게요. 젊은 애들도 그러고, 연세가 드신 분들도 그러고요. 저희 아버지도 그런 부분을 걱정하고 안타까워하셨어요. 아들이 다친 것보다 딸이 다친 게 더 마음이 아팠다고 하더라고요. (아인, 참여자 2)

  • 지하철에서 사람을 마주하면 움츠러들고 피했어요. 사람들은 제 손 같은 거 보면서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도 많아요… 사람들 시선이 따갑다 보니까 전철에 앉아있다가 내가 옆에 앉으면 막 도망가고, 목욕탕 주인이 다음부터 오지 말라고 하고요. 저 하나 때문에 여러 사람 놓친다는 거죠. (복희, 참여자 6)

(2) 보상의 사각지대에 놓임

참여자들은 사고 이후 치료와 회복과정에서 산재와 같은 사회적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남성에 비해 가사노동이나 비정규직 등 취약한 근로환경에서 사고를 당해 보상체계에서 소외되기 쉬웠다. 이로 인해 과도한 의료비는 가족 전체를 경제적 위기로 몰아넣었고, 필요한 치료를 끝내지 못한 채 퇴원해야만 했다.
  • 화상을 경험한 남성분들은 일하다가 다치는 경우가 많아서 산재 처리가 많아요. 그런데 여성들은 부엌에서 집안일을 하거나 직업을 가져서 일을 할 때에도 취약한 곳에 일해서 산재 처리가 안 되는 경우가 정말 많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치료할 때 경제적인 거부터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모든 치료를 보상 없이 제 돈으로 해야 되었으니까 정말 힘들었어요. (영신, 참여자 4)

  • 당시만 해도 수술비가 워낙 많이 나왔어요. 비급여라서 이루 말할 수도 없었어요. 한 번 수술하면 1,200–1,500만 원 나오는 거예요. 내 살을 떼어서 그 화상 입은 부위에 붙이는데, 그렇게 비싼 거예요. 이걸 어떻게 감당해요. 그래서 겉에 상처만 없는 정도로 나은 상태에서 퇴원을 하게 된 거죠. 병원비 때문에 겨드랑이도 서로 다 붙은 상태에서 퇴원을 하게 되었어요. (다정, 참여자 5)

5) 눌러둔 아픔과 함께 두터워진 삶의 의미

참여자들은 화상이 남긴 고통과 울분이 여전히 내면 깊숙이 자리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아픔은 삶의 일부로 스며들어 내적 회복력을 형성했고, 고통을 견디며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처럼 고통과 울분은 단순히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삶에 대한 이해와 성찰을 이끄는 본질적 요소로 작용하며, 삶의 깊이를 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1) 긴 세월 굳어진 흉터처럼 단단해지는 마음

참여자들은 고통의 시간을 지나며 내면의 성찰과 변화를 통해 삶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과정을 경험하였다. 특히 영성과 회복을 향한 동기와 태도는 고통을 수용하고 내적 성장을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외상 후 성숙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회복과정에서 의미 있는 전환점을 제공하였다.
  • 시간이 지나면 물렀던 부분들이 흉터처럼 단단해지고 피부들이 두꺼워지는 것처럼 우리 마음도 두꺼워지고 단단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사춘기 때 정말 힘들거든요. 저도 겪어왔지만 그때 많이 힘들고, 왕따를 많이 당하고… 그 시기를 조금만 참으면 기술도 많이 좋아지고, 완전히 깨끗해지진 않지만 우리 모두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아인, 참여자 2)

  • 겉으로 보면 화상을 입은 모습으로 누가 행복하고 그러겠어요. 우리는 불이 제일 무서워요. 죽어서도 꺼지지 않은 불인 지옥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특히 종교를 통해서 평안을 얻고 살아가는 제 모습을 보면서 같은 화상 동료들도 위로 받는 모습을 보면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제가 처한 상황은 크게 안 바뀔지라도 이렇게 마음가짐이 변하니까 웃음도 생기고, 지금은 행복해요. (영신, 참여자 4)

(2) 박혀 있는 울분의 응어리

참여자들은 삶 전반에 걸쳐 응어리진 울분이 내면 깊이 자리 잡아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 울분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으며, 고통과 함께 살아가는 복합적인 현실을 보여준다. 이는 고통을 극복하거나 잊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받아들이며 삶의 일부로 품어가는 과정을 나타낸다.
  • 저 마음 깊은 배꼽보다 더 깊은 곳에 응어리를 아직 가지고 있어요. 이 응어리가 숨어있다가 한 번씩 불쑥 올라오긴 해요. ‘내가 아직도 이러고 살아야 되나?’ 이런 응어리요. 이게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요. 감정도 한 번씩 심하게 가라앉기도 하고요. 살다가 한 번씩 ‘이러고 사는 게 맞는 건가’ 이런 생각들이 들어요. 그래도 살아야 되는 삶이니까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살아요. 그래서 우리는 항상 그 응어리와 계속 같이 산다고 봐야 돼요. (다정, 참여자 5)

3. 여성 화상 생존자들의 외상 후 삶의 변화에 관한 내러티브적 접근
본 연구는 내러티브적 접근을 통해 여성 화상 생존자들의 외상 후 삶의 변화에서 드러난 의미를 다음과 같이 구성하였다(Figure 1). 참여자들은 익숙했던 삶의 터전에서 예기치 않은 재앙으로 인해 삶의 기반이 무너져 내렸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던 집, 일상적인 공간이었던 부엌, 그리고 생계를 위한 일터는 사고의 현장이 되어 이들에게 신체적 손상뿐 아니라 정서적 와해를 가져왔다. 치료과정에서 반복되는 소독과 끊임없는 수술은 지독한 고통의 연속이었으며, 신체적 통증을 넘어 정신적 공포와 극도의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퇴원 후 일상에서도 삶의 터전이었던 공간은 이제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는 장소로 변했으며, 가스레인지의 작은 소리조차 공포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었다. 이러한 경험과 고립된 일상 속에서 참여자들은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갈등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나 참여자들은 스스로를 성찰하고 영적 위안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모색하며, 변화된 신체와 정체성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과거의 상처는 현재에도 여전히 잔존하며, 완치되지 않은 몸은 일상 속에서 지속적인 제약으로 남아 있다. 더불어, 여성으로서 불완전한 역할과 기능에 대한 상실감은 정체성에 깊은 영향을 미쳤고, 삶의 근본적인 의미를 다시금 묻는 계기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자들은 작은 성취를 통해 일상에 새로운 흔적을 남기며 변화된 낯선 몸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해 나갔다. 한편, 참여자들이 직면한 현실은 사회적 관계에서도 복잡하게 나타났다. 외모 중심적 사회에서 차가운 시선과 차별을 경험하며, 때로는 자신이 사회에서 이방인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화상 생존자들과 관계는 그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비슷한 고통을 나누며 연대감을 형성한 이들은 사회로 나아갈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다. 이처럼 참여자들의 이야기는 상처와 함께 적응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들에게 상처는 단순한 과거의 고통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삶을 함께 짊어져야 할 일부분으로 남아 있다.
여성 화상 생존자들의 외상 후 삶의 변화는 내러티브 탐구의 시간성, 사회성 및 환경이라는 세 차원을 통해 과거의 고통을 넘어 현재와 미래를 형성하는 연속적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시간성은 과거의 외상이 현재와 미래에 미치는 지속적 영향을 보여주며, 참여자들이 과거의 상처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사회성은 개인의 내적 조건과 외적 환경이 상호작용하며 경험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참여자들은 외모 중심적 사회의 차별 속에서도 다른 화상 생존자들과의 연대와 관계를 통해 삶의 의미를 모색하고 있었다. 환경은 사고의 현장이 트라우마의 공간으로 남았으나 시간이 흐르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통합적 관점은 이들의 이야기가 단순한 고통에서 벗어나 희망과 재구성의 가능성을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여성 화상 생존자의 외상 경험과 외상 후 삶의 변화에 대한 의미 구성을 탐색하고자 하였으며, 이와 관련하여 ‘예기치 않게 찾아온 재앙,’ ‘일상을 잠식한 화상흔,’ ‘불완전한 여성으로서의 삶,’ ‘사회로부터 배제됨,’ ‘눌러둔 아픔과 함께 두터워진 삶의 의미’라는 다섯 가지 주제를 도출하였다.
첫째, 참여자들은 갑작스러운 화재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일상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경험을 하였으며, 이는 참여자들의 삶을 사고 이전과 이후로 나누는 분기점으로 작용하였다. 대부분의 참여자는 가정 내 부엌이나 방 안과 같은 익숙한 공간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를 겪었다. 이러한 사고 장소의 특성은 국제 화상 등록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서 전체 화상 생존자의 약 55%는 가정 내 요리와 관련된 사고로 부엌에서 화상을 입었으며[34], 2018년도 국내 통계에서 화상 생존자의 약 89.6%가 실내에서 사고를 당했고, 그 중 65.9%는 가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던 기존 결과와 일관되게 나타났다[3]. 반면, 2018년도 국내 화상 통계에서 여성 화상 사고 비율이 남성보다 약 20% 높게 나타났다[3]. 특히 여성 화상 생존자에게 가스레인지, 좁은 조리공간, 조리장비의 결함, 가스 누출 등 열악한 조리환경은 화상 사고위험을 크게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34,35]. 이는 본 연구참여자들이 보고한 사고 경험과 일관되며, 여성 화상 생존자들이 주로 가정 내 부엌에서 사고를 경험한 이유는 전통적으로 가사 노동과 가족 돌봄을 담당하는 역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가정으로 복귀한 여성 화상 생존자들은 사고 장소 또는 그와 유사한 환경에서 생활해야 하며, 이는 사고 장면을 반복적으로 떠오르게 하고 불안을 유발하는 트라우마 공간으로 인식되었다. 화상 생존자들은 사고 당시의 공포와 무력감을 감각 자극을 통해 생생히 회상하였고, 이는 일상 속 선택과 회피 행동까지 영향을 미쳤다[36]. 내러티브 탐구의 시간성 차원에서, 외상의 기억이 단절된 사건이 아니라 현재의 삶 속에서 반복적으로 재현되며, 현재의 삶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기능함을 시사한다. 내러티브 탐구의 환경 차원에서, 사고 장소로 전환된 일상공간이라는 환경은 단순한 물리적 장소의 개념을 넘어, 개인의 기억과 정서가 반영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면서 회복에 깊이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공간으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여성 화상 생존자들이 심리적 부담을 덜고 안전하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다차원적 접근이 필요하다. 조리공간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방염 소재 사용, 화재경보시스템 도입 등 구조적 개선과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34]과 함께 화상 생존자와 가족을 위한 조리 안전수칙과 응급처치방 법등 지역사회 중심으로 실질적인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둘째, 참여자들은 변해버린 몸과 통증으로 인해 사회로 나가지 못하고 고립된 삶을 살아야 했으며, 그런 삶을 이어가는 집이라는 공간은 화상 사고를 끊임없이 떠올리게 했다. 그 결과, 화상흔은 참여자들의 일상 전반을 잠식하게 되었다. 실제 화상 생존자들은 우울과 외상 후 스트레스 수준이 높을수록 사회적 상호작용이 더욱 제한되었다[37]. 안면 화상 생존자에 대한 질적 연구에서도 일부 참여자들이 타인의 시선을 견디기 어려워 병원과 가정을 제외한 공간에서는 사회적 접촉을 피하고, 수년간 고립된 삶을 살아온 것으로 나타났다[21]. 특히 여성 화상 생존자들은 타인의 시선과 부정적 평가를 두려워하며,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공간에 은둔하는 경우가 많았다[22]. 또한 화상 생존자는 일반 인구에 비해 자살 사고와 자살 시도 유병률이 유의미하게 높았다[37]. 이와 유사하게, 본 연구에서도 참여자들이 집이라는 공간에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지속적인 자살 사고를 경험했던 점이 기존 연구와 일관되었다[21,22,37]. 더하여, 화상 생존자는 사고 후 초기 2년 동안 심리적 및 신체적 회복을 보였으나, 이후 불안과 스트레스 수준이 증가한다는 점이 확인되었으며[38], 이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개입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퇴원 후 고립 및 은둔상태에 있는 국내 화상 생존자들에 대한 통계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화상 생존자의 일상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드러나지 않은 화상 생존자들을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자살 위험이 높은 화상 생존자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선별 프로그램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회 적응 훈련프로그램 및 자조모임과 같은 지역사회 기반의 체계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참여자들은 이전에는 당연했던 여성의 역할이 화상 사고를 기점으로 변화되는 경험을 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녹아내린 피부와 흉터로 인해 여성으로서 아름다움을 상실했다고 느꼈다. 이러한 경험은 중증 화상 생존자를 대상으로 한 종단 연구결과와도 일치한다. 해당 연구에서는 여성과 넓은 범위의 화상을 입은 환자일수록 외모에 대한 불만족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하였으며, 이는 심리사회적 기능 저하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13]. 이는 단순히 외형적 손상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여성에게 요구되는 전통적인 성 역할과 외모 중심의 사회문화적 규범이 공존하는 억압적 구조 속에서 비롯된 고통으로 해석된다. 내러티브 탐구의 사회성 차원에서 볼 때, 참여자의 정체성과 감정은 이러한 사회적 규범과 기대 속에서 재구성되며, 그 의미가 형성된다. 즉 여성 화상 생존자가 겪는 고통은 단순한 개인적 차원의 경험을 넘어,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구성된 구조적 경험임을 보여준다. 특히 여성 화상 생존자는 외모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고 사고 후 신체적 변화로 인해 자신을 무가치하거나 무능한 존재로 여기기도 했다[24]. 여성 화상 생존자는 남성보다 변화된 신체 이미지에 더욱 민감하고, 타인의 부정적 시선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사회적 낙인과 낮은 자존감을 더욱 강하게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39]. 또한 여성 화상 생존자는 남성보다 대인관계에서 심리적 위축을 더 자주 경험하며, 우울과 같은 외상 관련 증상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었다[40]. 이러한 차이는 성별에 따른 생물학적 반응과 대처 방식의 차이뿐 아니라, 외모에 높은 가치를 두는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40-42]. 이러한 맥락은 여성 화상 생존자가 외형적 손상 이후 더욱 취약한 심리사회적 반응을 보이는 배경이 될 수 있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도 외형의 변화로 인해 연애나 결혼의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느끼거나, 결혼생활 중 갈등과 정서적 소외를 경험하였다. 이는 여성 화상 생존자가 사고 이후 결혼 가능성이 줄어들거나, 기존의 결혼 관계에서 이혼을 경험한다는 선행연구와 일치한다[43]. 특히 비대성 흉터와 같은 신체적 변화는 대인관계에서 위축감을 유발하고, 결혼생활에서 자신감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배우자와의 친밀한 접촉에도 어려움을 초래하여 관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43]. 여성 화상 생존자들은 이러한 외형 변화에 대해 배우자로부터 충분한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해 고립감을 경험하였으며, 이는 화상 흉터가 여성의 자아 개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친밀한 관계에서도 위축을 유발한다는 기존 연구와 일관된다[43]. 아울러, 화상 부위 손상으로 인한 임신과 출산과정의 합병증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모성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심리적 부담으로 인해 일부 여성은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기도 했다[44]. 본 연구에서도 이와 유사한 경험이 관찰되었으며, 이러한 어려움은 단순한 신체 손상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낙인, 외모 중심의 문화, 그리고 여성에게 요구되는 성역할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여성 화상 생존자들의 긍정적 자아 인식을 촉진하고 모성 역할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배우자 및 가족 간 의사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관계회복 프로그램과 함께 출산과 육아 과정에서의 신체적ㆍ심리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방안도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39].
넷째, 참여자들은 사회에서 차별적 태도와 배타적인 시선을 마주하며 자신이 더 이상 사회의 일부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으며, 특히 여성으로서 화상 사고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나 지지를 받지 못한 채 사회로부터 배제되고 있다는 인식을 경험하였다. 참여자들은 치료과정과 사회적 지원 측면에서 불평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여성 화상 생존자는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병원 이용이 제한되고, 가사노동과 같은 특정 역할에 국한될 경우, 치료 우선순위에서 배제되기도 하였다[45]. 또한 경제적 독립성의 부족으로 고비용의 화상 수술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45]. 이러한 요인들은 여성 화상 생존자들의 적절한 수술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었고, 결과적으로 병원 내 사망률이 남성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45]. 이는 성별에 따른 치료 접근성과 의료적 지원에서의 불평등을 반영하며, 여성 화상 생존자들이 적절한 치료와 회복 기회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45]. 특히 화상 치료는 수술비, 치료 재료비, 피부 회복 및 미용 목적의 비급여 항목 등이 포함되어 고비용이 요구되며,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45]. 실제 화상 생존자에게 치료비는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화상 치료에서 필수적인 보습제, 연고, 레이저 치료 등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항목이 많아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만이 실질적인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 현실이다[23]. 특히 가정 내 사고로 인해 산재보험 적용에서 제외된 여성 화상 생존자들은 의료비 전액을 개인과 가족이 감당해야 하며, 이로 인해 필수 치료를 포기하거나 조기 퇴원을 선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46]. 더욱이, 가사서비스업 등 비정형 노동에 종사하는 여성은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치료 접근성마저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46]. 이러한 상황은 화상 생존자의 성별 기반 치료 및 지원 불평등의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이고 체계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성형 및 재건 수술, 흉터 관리 치료와 같은 비급여 항목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치료의 지속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11]. 또한 산재보험의 적용을 재검토하여 가정 내 사고를 포함한 비근로 환경에서 발생한 화상 사고에 대한 보상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는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여성 화상 생존자들이 필수적인 치료를 포기하는 상황을 예방하고, 이들에게 회복과 재활의 기회를 보장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다섯째, 참여자들은 화상이라는 경험을 통해 아픔을 견디고 스스로를 성찰하며 점차 단단해졌지만, 내면에는 여전히 고통과 울분이 자리하고 있었다. 실제 화상 생존자의 신체적 건강상태는 사고 후 초기 회복 단계에서 개선되었으나, 이후 유의미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47]. 반면, 시간이 지날수록 삶의 질은 지속적으로 향상되었으며, 특히 독립성, 직업 관련 만족도 및 타인을 돕는 활동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두드러졌다[47]. 본 연구에서도 참여자들의 고통은 시간이 지나면서 단순히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닌, 삶의 일부로 자리 잡아 내적 회복력과 성숙의 원동력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고통이 삶의 깊이를 더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일관된다[48]. 이러한 삶의 질 향상에도 불구하고, 화상 생존자들의 응어리진 울분과 고통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있었다[48]. 그러나 참여자들은 고통을 수용하고, 이를 통해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며, 성장하는 태도를 보였다. 외상 후 성장모델에서도 개인이 고통을 견디는 과정에서 내적 회복력을 강화하고 삶의 가치를 재구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49]. 특히 영성의 변화는 고통을 의미화하고 심리적 성장을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49]. 결론적으로, 화상 생존자는 영성과 자기효능감을 핵심 자원으로 삼아 외상 후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회복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48]. 그러나 여전히 남아있는 울분과 고통은 화상 생존자의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개별화된 심리치료와 집단 기반 치료프로그램을 통해 정서적 지지를 제공해야 하며[48], 가족 중심 교육과 지역사회 기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지속 가능한 복지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다학제적이고 통합적인 지원은 화상 생존자의 고통을 의미화하고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본 연구는 4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의 참여자를 포함하였으나, 연령대에 따라 화상 경험과 삶의 변화 양상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결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향후 연구에서는 연령별 화상 경험의 특성과 그 차이를 보다 면밀히 비교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다양한 화상 부위를 포괄하고자 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전신 화상, 안면 및 상지 화상, 안면 및 몸통 화상을 경험한 참여자만을 포함하였기 때문에, 연구결과를 모든 화상 유형의 생존자에게 일반화하는 데에는 제한이 따른다. 더불어, 본 연구참여자들은 모두 화상 경험 이후 10년 이상 경과된 상태였으므로, 외상 초기 경험에 대해서는 회고적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기억의 왜곡이나 재구성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점은 결과를 해석 시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참여자들이 화상 사고를 경험했던 시기의 의료환경과 사회적 지원체계는 현재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화상 치료 및 재활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치료 경험과 삶의 양상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향후 연구에서는 화상 사고 및 치료시기가 최근인 생존자를 포함하여 의료환경의 변화가 화상 생존자의 치료 경험과 회복, 삶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포괄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여성 화상 생존자라는 특정 집단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기존 연구에서 다루지 않았던 외상 후 삶의 변화에 대한 의미를 심층적으로 탐색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를 통해 참여자들이 외상 후 삶의 변화와 관련하여 일상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과 내면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표현하였다. 또한 내러티브 탐구방법을 활용하여 시간성, 사회성 및 환경을 중심으로 참여자들의 외상 후 삶의 변화를 다차원적으로 이해하였으며, 여성 화상 생존자의 외상 후 삶을 개인적, 사회적 측면에서 통합적으로 파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더하여, 본 연구는 여성 화상 생존자들이 경험한 사회적 편견, 낙인 및 고통을 구체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에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간호 및 사회적 지원전략에 대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본 연구는 내러티브 탐구방법을 활용하여 여성 화상 생존자들의 외상 후 삶의 변화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재구성되는 맥락 속에서 통합적이며 역동적으로 탐색하였다. 연구결과, 여성 화상 생존자는 외상 경험으로 인해 정체성과 사회적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받았으며, 화상 사고 이후 일상생활 및 삶 전반에 걸쳐 심층적인 변화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고 및 치료과정에서의 고통, 외모 변화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 그리고 사회적 배제 경험은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고통 속에서도 삶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회복과정을 이어갔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후속 연구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남성 화상 생존자의 외상 후 삶의 변화에 대한 의미를 비교하는 연구를 제언한다. 성별에 따른 외상 경험과 사회적 지지, 회복의 차이를 분석하여 성별에 따른 지원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의 참여자가 주로 외상을 경험한 지 오래된 화상 생존자들로 진행한 점을 고려하여, 외상 초기 화상 생존자에 대한 연구를 제언한다. 이러한 연구는 외상 경험 초기의 심리적 충격과 적응과정을 심층적으로 탐구함으로써, 초기 단계에서 회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근거 기반의 개입전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셋째, 여성 화상 생존자에 대한 종단적 질적 연구를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외상 후 삶이 어떻게 변화하고, 그 의미가 재구성되는지를 탐색할 것을 제언한다.

Conflicts of Interest

Heeseung Choi has been the Associate Editor of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Nursing since 2022 but had no role in the review process. Except for tha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Acknowledgements

None.

Funding

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the BK21 Four Project (Center for World-Leading Human-Care Nurse Leaders for the Future) funded by the Ministry of Education (Korea) and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Data Sharing Statement

Please contact the corresponding author for data availability.

Author Contributions

Conceptualization and Methodology: RK, JSY. Data curation or/and Analysis: RK, IC, JSY, HC. Funding acquisition: RK. Investigation: RK, JSY. Project administration or/and Supervision: RK, HC. Resources or/and Software: RK, IC, JSY, HC. Validation: RK, IC, JSY, HC. Visualization: RK, IC, HC. Writing original draft or/and Review & Editing: RK, IC, JSY, HC. Final approval of the manuscript: all authors.

Fig. 1.
Narrative approach to the trauma experiences of female burn survivors.
jkan-25003f1.jpg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study participants
No. Age (yr) Period after the traumatic experience (yr) Burn sites Burn depth (degree) Burn range (%)
1 63 ≥30 Face, trunk 3–4 27
2 42 ≥30 Whole body 3 80
3 73 20–30 Whole body 3 78
4 62 20–30 Whole body 3–4 85
5 53 10–20 Whole body 3–4 86
6 61 ≤10 Whole body 3–4 70
7 53 ≥30 Face, arms 3–4 27
Table 2.
List of main themes and subthemes
Main themes Subthemes
Unforeseen catastrophe A life devastated by fire in the midst of ordinary life
Excruciating pain in a living hell
Distorted reflections of self in the mirror
Burn scars encroaching upon daily life Isolated moments teetering on the edge of death
The unending pain of the past
Navigating life as an incomplete woman Renunciation of aesthetic ideals
Estranged marital relationships
Lost maternal roles
Exclusion from social integration Critical gaze in an appearance-oriented society
Being overlooked in compensation systems
The meaning of life deepened by suppressed pain A heart toughened like a scar hardened over time
Entrenched resentment and lingering emotional wounds

Figure &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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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fe changes following trauma in female burn survivors: a narrative inquiry
      No. Age (yr) Period after the traumatic experience (yr) Burn sites Burn depth (degree) Burn range (%)
      1 63 ≥30 Face, trunk 3–4 27
      2 42 ≥30 Whole body 3 80
      3 73 20–30 Whole body 3 78
      4 62 20–30 Whole body 3–4 85
      5 53 10–20 Whole body 3–4 86
      6 61 ≤10 Whole body 3–4 70
      7 53 ≥30 Face, arms 3–4 27
      Main themes Subthemes
      Unforeseen catastrophe A life devastated by fire in the midst of ordinary life
      Excruciating pain in a living hell
      Distorted reflections of self in the mirror
      Burn scars encroaching upon daily life Isolated moments teetering on the edge of death
      The unending pain of the past
      Navigating life as an incomplete woman Renunciation of aesthetic ideals
      Estranged marital relationships
      Lost maternal roles
      Exclusion from social integration Critical gaze in an appearance-oriented society
      Being overlooked in compensation systems
      The meaning of life deepened by suppressed pain A heart toughened like a scar hardened over time
      Entrenched resentment and lingering emotional wounds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study participants

      Table 2. List of main themes and subthe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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